민주노총 제주 "모 공연장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심각"
천주교제주교 나오미센터와 25일 공동 기자회견
공연 연습 중 인대 손상...사업주 "산재 보상 못해"
근로복지공단 산재 인정…"노동자 실태 조사해야"
공연장 측 "병원 가기로 한 날 도망쳐 신고한 것"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천주교제주교구 나오미센터가 25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 공연예술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5. [email protected]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천주교제주교구 나오미센터는 25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모 공연장의 인권침해 사실을 폭로하고 해당 공연장을 포함해 제주지역 이주노동자 실태조사와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본부는 "지난 5월 도내 모 공연장의 공연예술노동자 처우는 처참했다"며 "시작은 우크라이나 노동자 A(33)씨의 산업재해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본부에 따르면 A씨는 공연연습 중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의 이송을 요청했으나 공연장 측은 이를 엄살이라면서 거부했다.
이후 공연장 측은 수술 일정이 잡힌 A씨를 사업장 이탈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A씨의 신고로 조사에 나선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8월31일께 A씨에 대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본부는 "사업주는 '당시 A씨가 사업장을 이탈했다'며 A씨를 겁박했고, '본인이 우겨서 한 연습'이라며 산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책임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A씨와의 상담 과정에서 월 급여 1000 달러 수준의 저임금 문제, 휴일 없이 일해야 하는 현실, 수질관리 부실로 인한 피부병, 반인권적인 기숙사 시설 등 공연장 내 이주노동자가 처해져 있는 인권침해 상황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나오미센터 사무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공연 노동자가 연습 중 사고로 인대가 파손돼 수술이 필요했음에도 공연장 측은 '몇 일만 버틴다면 비자가 만료돼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 공연예술 비자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지역 사회에 알려지고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공연장 측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A씨 부상과 관련해 의사소견서가 있다"며 "2~3주 정도 휴식을 취하면 된다고 했으나 상태가 안좋다고 해서 같이 병원에 가자고도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병원에 가기로 한 날 새벽에 아프다는 팔로 캐리어를 끌고 도망갔다. 공연장 내 폐쇄회로(CC)TV에 A씨가 나가는 모습이 담겨있고 그 뒤로 연락도 끊겼다"며 "말도 없이 나가서 출입국청에 이탈 신고를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A씨가 사전에 몇 차례 가불을 했기 때문에 임금날 돈이 적게 들어온 것은 당연하다"며 "A씨 비자에 맞는 근로 임금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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