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나와" "옷이 한 벌(?)"…'합법적 악플'로 변질된 교원평가
광주교사노조, 자유서술식 평가 폐지 촉구
합법적 악플로 변질된 교원평가. (삽화=뉴시스DB)
인터넷상에 떠도는 악플이 아니다. 현직 교사들이 자신에 대한 평가에 충격받아 교사노조연맹 소통방에 토해낸 글 중 일부다.
단순한 교권 침해를 넘어 욕설에 가까운 인격모독과 원색적인 표현들이 넘쳐난다.
교사들이 평가 결과라며 받아든 글 중에는 이밖에도 '나대지 말아라', '사람 됨됨이가 돼 있지 않은 인간의 표본'이라는 표현들도 포함돼 있다.
여교사에 대한 성희롱성 표현도 적지 않다. 머리가 빠져 힘든 여교사에게는 '자라나라 머리 머리'라는 표현이 쓰였고, 외모에 빗댄 '쭉쭉빵빵', 여성 생식기를 지칭하는 '보슬아치'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나왔다.
법원은 지난해 SNS단톡방에서 말다툼 도중 '보슬아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피고인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교원평가, 특히 익명성이 보장된 자유서술식 교원평가에 대해 "악플과 혐오를 합법화한 익명게시판으로, 인격모욕과 성희롱이 심각하다"며 "즉각 폐지하고 교원평가 제도를 근본부터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교사노조는 "평가를 통한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순기능은 실종됐으며, 평가결과를 읽고 '능력개발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교사들은 악플을 의무적으로 읽고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고 하소연했다.
일선 교사들은 "11월은 교원평가라는 합법적 악플에 시달리는 달"이라며 "여러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긍정평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한 두 마디의 모욕적 표현만으로도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아예 서술식 문항을 읽지 않는다"고 밝힌 교사들도 적잖다.
학생들을 컴퓨터실에 데려가 교원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야, XXX 전부 1점으로 깔라"고 선동하는 경우까지 목격한 교사도 있다.
광주교사노조는 "교사에게 열패감과 모욕감을 안기고, 교원들이 악플에 노출된 이 상황을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은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각급 학교에서는 평가 후 설문조사에서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교육청에 가감없이 전달하고 교육청은 교육감협의회와 함께 근본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부는 교원평가 존폐 문제를 교육감협의회와 근본부터 깊이 논의하고 자유서술식 평가는 당장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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