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아"…尹 집회 시민에 문 열어준 수도회·갤러리
[서울=뉴시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지난 4일 "아니, 신부님이 응원봉을 들고 수도원 화장실 안내를 해주신다"는 글을 게시했다. (사진=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만료일이었던 전날(6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찬반 집회가 이어진 가운데, 인근 가톨릭 수도원과 1층 갤러리에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위해 쉼터와 편의 시설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지난 4일 "아니, 신부님이 응원봉을 들고 수도원 화장실 안내를 해주신다"는 글을 게시했다.
A씨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진에는 수도사 복장을 한 신부가 오른손에 밝게 빛나고 있는 응원봉을 들고 앞서 걸으며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엑스 이용자 B씨도 "나도 목격"했다며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흑백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도 응원봉을 든 신부의 뒤를 수십 명의 시민들이 줄지어 따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러한 장면이 목격된 곳은 용산구 한남동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다. 앞서 해당 수도회는 지난 4일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해 화장실과 쉼터를 개방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사진=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외에도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해 선뜻 공간을 내어준 곳이 또 있다. 바로 용산구 한남동 일신빌딩 1층 갤러리다.
엑스 이용자 C씨는 지난 5일 "참여, 행위예술 하는 거 아니고 필립파레노 인물 모형들 아니고 한강진역 시위하러 온 사람들이 몸 좀 녹이고 쉴 수 있게 빌딩 개방해 준 장면"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C씨가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일신빌딩 1층 갤러리 내에서 담요나 은색 돗자리를 바닥에 깔거나, 이불처럼 덮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당시 영하의 날씨에 폭설까지 내리자, 해당 빌딩 측이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1층 갤러리를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와 다수의 누리꾼들 설명에 따르면 해당 갤러리는 평소 소장품 관리 문제 등의 사유로 철저하게 관리되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당시 건물 경비원 역시 "작품 앞에 있는 선을 넘으면 경보음이 울린다"고 안내했다고.
C씨는 "이게 진정한 의미의 미술관 아닐까. 완전 무한한 가능성, 시민과 함께 살아 숨 쉬는 곳"이라고도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더불어 사는 사회란 이런 것" "고도로 발달한 민주주의는 예술 작품과 구별할 수 없다" "신부님은 영화 반지의 제왕 간달프 같다" "길 잃은 어린양을 인도해주시는 진정한 목자의 모습"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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