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1명당 70편 운항…제주항공, 업무량 '도마위'
지난해 국제선 4.7만편…LCC 중 가장 많아
이·착륙 잦아 조종사 피로도 가중
정비 인력도 부족…내부서 근무환경 비판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운항 안정성 향상을 위해 오는 3월까지 국내선을 포함해 일본·동남아 등 노선의 운항편 약 1900편을 감편한다. 2025.01.06. [email protected]
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기 운항편수는 4만7026편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제주항공에 재직 중인 조종사가 670명임을 고려하면 1명당 평균 국제선 여객기 운항 편수가 70.1편에 이른다. 이는 ▲진에어 57.2편 ▲티웨이항공 46.2편 등 다른 LCC와 단순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LCC는 중·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특성상 대형항공사(FSC)보다 이·착륙 횟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통상 이착륙이 비행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단계로 꼽히는 만큼, 잦은 이착륙은 조종사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제주항공이 운항 스케줄을 무리하게 편성해 조종사의 피로도가 누적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정비사 역시 인력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에서는 항공기 1대당 정비인력 12명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국토부 백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정비사는 대당 11.2명에 그쳤다가 지난해 말 이후 충원해 12.7명으로 권고 기준을 최근에야 넘겼다.
자신을 제주항공 소속 항공정비사로 소개한 A씨는 지난 5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코로나19 이후 숙련 정비사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 등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B737자격을 가진 숙련 정비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제주항공은 경력직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시장에 정비사가 없고, 인턴 정비사들마저 과도한 업무로 회사를 떠났다"며 "정비비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갖춰진 시설 없이 중장비 작업을 램프에서 수행하며 13~14시간 동안 식사와 휴식 없이 과도한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운항 승무원들의 근무 스케줄은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했으며, 정비 인력 감소에 대해서는 코로나10 이후 항공기 보유 대수가 줄어들면서 자연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오는 3월29일까지 동계기간 국내선 838편과 무안공항발 국제선 278편 등 1116편의 운항 감축을 확정했다. 이번 주 내 국토부와 논의를 거쳐 추가 800편에 대한 감축안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부족한 정비 인력에 대해서는 추가 채용을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중 38명, 하반기 27명을 추가 채용해 연말 기준 560명의 정비사를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참사 브리핑을 통해 "항공기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정비인력을 확충하고 안전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며 "비행 전후 점검과 기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항공 종사자의 정서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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