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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11% 늘었다…비 강남권 집중

등록 2022.04.27 14:57:36수정 2022.04.27 15: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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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한 달 반 사이 4485건 늘어

"양도세 완화에 집 팔 것" 강북·금천구 매물↑

서초·강남구는 평균 이하…똘똘한 한 채 수요

"매물 출회 제한적, 거래 어려울 것" 전망도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11% 늘었다…비 강남권 집중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1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자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이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5716건으로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지난 3월9일(5만131건)에 비해 11.1%(4485건) 증가했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를 공식화한 지난달 31일 이후 약 한 달 동안 8.1%(4179건)가 늘어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완화 조치로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일부가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증가한 가운데 서울 강북구 매물이 945건에서 1119건으로 18.4%나 늘어났다. 또 금천구 16.3%, 성북구 16.1%, 종로구 14.6% 등 비강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 뚜렷하다. 

반면 서초구는 같은 기간 3861건에서 4040건으로 4.6% 증가하는데 그쳤고, 강남구도 4121건에서 4346건으로 5.4% 증가하는데 그쳐 매물 증가폭이 서울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계속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서울 외곽 중저가 매물을 우선 정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압구정·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강남권 다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어서 기존 임대차가 종료되기 전에 집을 팔 수 없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배제로 일부 매물 증가는 기대할 수 있지만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상급지 또는 지역 대장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18일 기준)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03% 상승한 반면, 성북구(-0.02%), 중랑구(-0.01%), 강북구(-0.01%), 구로구(-0.01%) 등은 하락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8일 10억6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6월 최고가 12억5000만원에 비해 1억9000만원 떨어졌다.

강북구 미아동 '트리베라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일 9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9월 최고가 10억85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인천과 경기 역시 매물 증가세가 뚜렷하다. 인천은 같은 기간 2만1365건에서 2만4360건으로 14.0% 늘어났고, 경기도는 9만8115건에서 10만9267건으로  11.4% 늘어났다. 경기 남양주시의 경우 이 기간 매물이 4416건에서 6351건으로 43.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작년에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작년에 집값이 38.5% 올라 전국 1위를 기록했던 경기 의왕시는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며 3억원 넘게 떨어진 거래도 등장했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면적 84㎡는 지난 11일 12억5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6월6일 거래된 직전 거래 16억3000만원(25층)보다 3억8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작년에 집값이 크게 뛴 화성 동탄신도시도 매물이 늘고 하락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화성시 청계동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84㎡는 지난 2일 11억6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작년 8월 최고가 14억50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조치에도 새 정부가 기대한 것처럼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대거 출회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도세 중과 배제 시행일(5월11일)과 보유세 기산일(6월1일) 사이의 기간이 20일가량으로 짧아 양도세와 보유세 절감을 함께 노린 매물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일부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나올 수 있겠지만 시행일로부터 보유세 기준일인 6월1일 전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데다 규제 완화 기조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6월1일 이후에는 보유세 부담이 불가피해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려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 이자 부담으로 추격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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