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한 달①]일단 버티고 있지만…곳곳서 환자들 신음
비응급·중증 환자 회송…공적 자원 투입 '안간힘'
매일 피해 신고 접수…"피해 현재도 발생" 호소
정부, 3월 중 군의관·공보의 추가 투입 방안 검토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한 보호자가 환자를 감싸안고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2024.02.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이탈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도 중증·응급 진료는 지표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중증 환자들이 체감하는 의료 공백이 큰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들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 평균 중환자실 환자 수는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 정오 기준 상급종합병원 2896명으로 전공의 이탈이 발생하기 전인 2월1~7일 평균 3315명 대비 12.6% 감소했다.
환자들이 다수 몰리는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의 경우 평시 750명에서 차츰 감소해 3월4~8일에는 599명까지 줄었다가 13일 626명까지 회복했다. 빅5를 제외한 기타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환자 수는 평시 2565명에서 13일 2270명으로 줄었다.
반면 종합병원의 경우 수련병원과 비수련병원을 합한 중환자실 환자 수는 13일 정오 기준 4243명으로 전공의 이탈 전 평균 4051명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공의 수련병원의 환자 수도 2883명에서 2927명으로 늘었고 비수련병원 중환자실 환자 수도 1168명에서 1316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408개소 응급의료기관 중 97%인 397개소가 병상 축소 없이 운영 중이며, 중증 응급 환자는 2.2% 증가한 반면 중등증 이하 응급 환자는 4% 감소했다.
이는 중증·응급 환자 위주로 상급종합병원을 운영하고 공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결과다. 현재까지 군의관과 공보의 등 152명이 상급종합병원 등에 투입됐으며 공공의료기관 97개소 중 52개소는 진료 시간을 연장해 운영 중이다.
다만 중등증 이하거나 통계로 확인할 수 없는 중증·응급 환자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데 복지부가 지난달 19일부터 운영한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는 시행 첫날부터 전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피해 신고서가 접수됐다.
총 접수 건수는 492건인데 수술 지연이 342건으로 가장 많고 진료 취소 85건, 진료 거절 44건, 입원 지연 21건 등이다. 이 밖에도 정부가 의료 이용 불편으로 상담을 한 건수가 645건, 법률 상담을 지원한 건수가 162건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10일 오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응급실 인근에서 한 시민이 전화통화를 하며 흐느끼고 있는 모습. 2024.03.10. [email protected]
지난 11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한국중증아토피연합회·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등 7개 단체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는 식도암 4기 진단을 받은 가족의 보호자가 신규로 항암 치료를 할 여력이 없다며 진료를 거부 당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연합회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현재도 발생하고 있다"며 "가장 보호 받아야 할 중증환자들이 볼모가 되고 있는 상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법적으로 보호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며 각 병원에서 의사를 신규 채용할 경우 월 18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필요한 경우 군의관과 공보의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공보의는 총 1400명이 있고 이중 약 400명이 전공의 과정을 거친 전문의다. 복지부는 3월 중 추가 투입을 목표로 전국 시도 단위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2차(추가) 배치 때는 시도의 수요를 좀 더 적극 반영하려고 하고 있다. 지역 내 어떤 병원에서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수요 조사 중"이라며 "수요를 잘 매칭해서 빠른 시일 내에 추가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