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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 탄압’ 악명 아프간 탈레반 “종교적 문화적 가치 존중” 강변

등록 2024.07.01 11:52:18수정 2024.07.01 12: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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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마련 ‘도하 3차 회의’에 첫 참가해 “서방이 반성해야”

아프간 여성 대표 참석한 ‘여성 인권’ 회의에 인권단체 비판

[도하=AP/뉴시스] 카타르 도하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관련 '도하 3차' 회의에 참석한 탈레반 수석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아프간 파견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특사 이스마툴라 이르가셰프와 대화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도하=AP/뉴시스] 카타르 도하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관련 '도하 3차' 회의에 참석한  탈레반 수석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아프간 파견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특사 이스마툴라 이르가셰프와 대화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유엔이 마련한 회의에 참석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서방이 아프간의 여성과 소녀들에게 과거에 취한 조치를 되돌아보라고 강변했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유엔 관계자들을 만난 탈레반 대표들은 자신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탈레반 수석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서방과 탈레반의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탈레반이 가진 종교적 문화적 가치와 대중적 열망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탈레반과의 포용을 위해 2023년 5월 첫 도하회의를 개최하면서 탈레반은 초대하지 않았다.

올해 2월 두 번째 도하회의에는 탈레반을 초대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참가가 거부됐다. 

탈레반은 2차 도하회의를 앞두고 유엔에 탈레반 대표단만 아프간의 공식 대표단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프간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참석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제의를 거부했다. 이번 ‘3차 회의’에는 탈레반측은 별다른 조건을 달지 않아 참석할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 탈레반을 인정하는 나라는 없으며, 유엔은 여성의 교육과 취업 금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탈레반을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무자히드는 이날 회의에서 “탈레반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이해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이 탈레반을 금지 단체 목록에서 제외했으며 러시아도 가까운 시일 내에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카불 주재 대사관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도 말했다.

무자히드는 “국가 간 정책 차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대결보다는 상호작용과 이해의 길을 찾는 것이 경험 많은 외교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차이가 강대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안보, 정치 및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로 확대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분노를 불러 일으킨 여성과 소녀에 대한 탈레반의 가혹한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전에는 이를 ‘내부 문제’라며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소녀에 대한 처우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며 이를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회의에서 아프간의 여성들은 제외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인권 특별보고관 리처드 베넷,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 유수프자이 등은 여성이 참여하지 못한 것을 비난했다. 

유수프자이는 지난달 27일 X(옛 트위터)에 “탈레반이 초대받은 반면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인권 옹호자들은 대화에서 배제된 것은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대표의 참여없이 회의를 소집한 것은 전 세계가 탈레반의 요구를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완전히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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