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지도자 피살…해상운임 다시 '꿈틀'[중동발 해상운임 특수①]
수에즈 운하 봉쇄에 희망봉 등 우회로 채택
중동 긴장에 봉쇄 길어질 듯…해상운임 폭등
HMM, 2년 만에 '1조 클럽' 복귀 예정
[서울=뉴시스] HMM 함부르크호. (사진=HMM) 2024.08.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가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또 다시 깊어질 조짐이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군사적 갈등이 다시 촉발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홍해 우회 항로 채택 기간도 더 길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해상 운임이 폭등해 글로벌 선사들의 영업이익에 상당한 메리트가 생기게 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은 홍해 긴장 사태를 이유로 기존에 운항하던 수에즈 운하가 아닌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등 우회로를 이용하고 있다.
홍해 긴장 사태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하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을 공격하는 상황을 말한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최대 항로였는데, 이 운하가 봉쇄되며 글로벌 해운사들은 우회로로 통행하며 운항 거리가 크게 늘고, 일정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해상 운임인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SCFI는 3447.87포인트를 기록 중인데, 홍해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12월 말(1759.58포인트)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SCFI가 3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22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해상 운임이 급등하자 해운업계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HMM은 2분기 영업이익으로 7000억원 중반대로 전망된다.
통상 해운업 비수기로 여겨지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으로 4070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급증한 바 있는데, 이번 분기에는 2배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을 앞두고 중국이 수출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며 공급도 대폭 늘었다. 해운업계 성수기는 매년 2~3분기로 꼽히는데, 중동발 리스크에 중국발 공급 물량 증가까지 겹치며 하반기 실적이 더 좋아질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지난해만 해도 SCFI가 1000포인트를 맡도는 등 해상운임 하락으로 뚜렷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HMM의 경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5849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그러나 홍해 긴장 사태로 해상 운임이 상승세로 반전하며 올 2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실적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HMM은 올해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HMM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423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9조원을 넘어서는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기록한 2022년에 이어 2년 만에 '1조 클럽'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HMM 관계자는 "하마스 지도자 사망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수 있어 수에즈 운하 봉쇄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 번에 나를 수 있는 화물 양도 줄어 해상 운임은 더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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