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대통령, "트럼프 이민자 추방 땐 미군도 추방"
1980년대부터 미군 주둔…현재 1000명
온두라스 국민 5%가 미국 불법체류자
이들 송금액이 국가 소득의 25% 차지
[서울=뉴시스]온두라스 수도 인근 소토 카노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군들. (출처=미남부사령부 홈페이지) 2025.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이민자 추방을 실행할 경우 수십 년 주둔해온 미군을 추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이날 TV 및 라디오로 중계된 연설에서 그같이 밝혔다. 그의 반응은 수백 만 명의 이민자가 미국에 체류하는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첫 구체적 반응이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우리 형제들을 대량 추방한다는 적대적 태도에 맞서 우리는 미국과 협력, 특히 군사 분야의 협력 정책을 변경할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1센트도 내지 않고 그들이 이 땅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 경우(이민자를 추방할 경우) 온두라스에 있어야 할 이유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에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소토 카노 공군 기지를 건설해 중미 최대의 군부대를 운영해온 수십 년 된 미국과 합의를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중단시킬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미국과 교역 및 인도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온두라스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 브라이언 휴즈 대변인은 카스트로 대통령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 “트럼프 정부가 라틴 협력국들과 함께 남부 국경을 안전하게 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출신 국가로 돌려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공약해왔다.
온두라스는 미국 체류 자국민들이 보내오는 송금이 전체 국가 소득의 25%를 차지한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온두라스 출신 미국 불법체류자가 50만 명이 넘으며 이는 온두라스 전체 인구의 5%에 달한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약 80km 떨어진 코마야과의 온두라스 공군 기지 소토 카노에 군부대를 두고 활동해왔다. 이 기지는 당초 공산주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건설한 것이다.
소토 카노 기지에는 현재 약 1000명의 군인과 군속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온두라스 이외에도 엘살바도르 등지에도 군 기지를 두고 있다.
온두라스 국민 다수가 카스트로 대통령 발언을 환영했으나 일부 정치인들은 미군 기지를 추방한다고 위협해도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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