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포르쉐·롤스로이스'도 중고차 급증…무슨 일?
12월 1억원 이상 세단 중고차 63% 급증
포르쉐 등 슈퍼카도 중고차 매물로
경기 불황에 초고가 중고차 증가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천만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붙이는 제도가 시행된 후 고급 수입차의 법인 구매 비중이 줄어 지난달 3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8천만 원 이상의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 감소한 3천868대에 그쳤다. 이에 소위 '럭셔리 카' 브랜드 판매도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벤틀리 등록 대수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77.4% 감소한 38대였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벤틀리 매장 모습. 2024.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판매가격 1억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 중고차 매물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벤츠) 같은 고급 수입차들의 최상위급 세단이 중고차 매물로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포르쉐와 페라리, 벤틀리 같은 슈퍼카 브랜드의 중고차 등록 건수도 증가세다. 그만큼 최근 불황의 골이 깊어지며 부유층의 전유물인 슈퍼카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7일 국내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지난해 12월 접수한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제네시스 G90 같은 고급 중고차 물량은 같은 해 11월보다 6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거래 가격이 1억~1억5000만원인 최상위급 대형 세단들의 중고차 물량이 작년 12월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탄핵 정국에 따른 경기 위축이 부유층으로 확산되며 중고차 물량을 더 키운 셈이다.
케이카가 작년 12월 접수한 판매가격 5000만원 이상 중고차 물량은 전달보다 17% 증가한 수준이었다.
케이카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중고차의 정확한 판매 물량을 밝힐 순 없지만, 초고가 중고차 물량이 확실히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포르쉐와 페라리, 롤스로이스 같은 슈퍼카 중고 매물도 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6~7일(7일 오후 1시40분 기준) 올라온 중고차 건수를 보면 포르쉐 57건, 페라리 42건, 롤스로이스 29건 등으로 나타났다. 하루에도 수십 대의 슈퍼카들이 중고차 매물로 쏟아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슈퍼카 신차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수십 대의 슈퍼카들이 중고차 매물로 나온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며 "경기 불황이 뚜렷해지면서 부유층도 자금 압박을 받아 슈퍼카 중고차 거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포르쉐의 국내 판매량은 8284대로 전년대비 27% 줄었다. 같은 기간 벤틀리 국내 판매량도 50.6% 급감한 400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들 중고차 매물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차량 소유주가 현금 마련을 위해 중고 거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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