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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차 배우 정동환 '신인'됐다…연극과 만난 오페라 '파우스트'

등록 2025.03.20 16:34:52수정 2025.03.20 17: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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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연극 콘셉트…"오페라 낯선 관객도 몰입"

정동환, 노년 파우스트…4월 10~13일 세종문화회관

배우 정동환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에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정동환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에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음악과 연극의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형식의 '파우스트'를 선보여 기존의 정형화된 오페라 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합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파우스트'는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에 걸쳐 집필한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프랑스 낭만주의 오페라의 거장 샤를 구노가 1895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오페라와 연극을 결합한 '오플레이(O'play)' 콘셉트로 '파우스트'를 선보인다.

박 단장은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쉽고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이러한 시도는 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더 많은 관객과 호흡하고자 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오페라를, 오페라 애호가에겐 연극의 매력을 소개할 것이란 기대감을 전했다.

연극·드라마·영화 등에서 활약해 온 배우 정동환이 노년의 파우스트를 연기한다. 그는 1막에 등장해 인간이 지닌 욕망과 회환, 고통 등 복합적인 감정을  한국어 대사로 풀어낸다.

이날 "연극하는 정동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동환은 "여기 와보니 내가 신인이다. 헷갈리는 게 한둘이 아니다. 해오던 방식과 다르고, 성악가분들과 어떻게 맞춰야 할지도 걱정이 태산"이라며 오페라에 처음 출연하는 소감을 말했다.

1967년 연극 '낯선 사나이'로 데뷔해 올해로 57년 차가 된 정동환에게도 이번 공연은 생소하다. 하지만 "연극이 오페라와 맞아떨어지는 방법을 개발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던 그는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 출연진과 제작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 출연진과 제작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동환은 "연기 대사가 말이 아니라 음악으로 들린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가 아주 적절한 것 같았다"면서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숙정 연출은 정동환이 나서는 1막 노년의 파우스트 등장 장면을 두고 "공연이 5막까지 가는 데 핵심적인 모티브가 된다. 전체 작품을 아우를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연극과 오페라가 만나는 1막 연출을 두고는 고민도 깊었다는 엄 연출가는 "연극 대사는 텍스트 안에서 느끼는 말맛이 있고, 오페라는 음악으로 전달한다. 두 가지가 굉장히 다르다"고 짚었다. 당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그대로 가고, 그 위에 노년 파우스트 대사를 얹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결국 정동환이 연기할 때는 음악을 멈추는 등의 방식을 택했다.

엄 연출가는 "2막부터는 또 그런 (연극) 형태가 아니라 밸런스를 찾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무엘 윤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에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무엘 윤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파우스트'에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막부터는 성악가들이 무대를 채운다.

메피스토펠레스 역에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베이스 전태현이 출연한다. 파우스트는 테너 김효종과 박승주가 맡았고, 마르그리트 역에는 소프라노 손지혜와 황수미가 캐스팅됐다. 발랑탱 역은 바리톤 이승왕과 김기훈이, 시에벨 역은 카운터테너 이동규와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이 연기한다.

김효종은 "이전에는 파우스트 역할을 할 준비가 덜 됐다고 느꼈다"며 "나이가 들고, 노래하는 방법과 발성이 내 몸에 익혀지면서 파우스트의 아름다움을 내 목소리로 하면 김효종만의 '파우스트 색'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독일어권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 작위를 받은 사무엘 윤은 스물 여섯살이던 1998년에 첫 '파우스트'에 출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비디오를 보니 힘 좋고, 박력있는 메피스토펠레스였더라"며 "이번이 10번째 프로덕션이다. 하면할 수록, 메피스토펠레스뿐 아니라 '파우스트' 안에 아주 다양한 색과 이야기가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정동환 배우님과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장르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장르를 덧입혀가면서 대중에게 클래식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진행되는 것 같다. 그 부분에서 용기 내 이 작품에 참여했다"고 보탰다.

지휘자 이든은 "음악뿐만 아니라 연기가 가미되면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리허설을 거듭하면서 캐릭터를 나타내는 출연자들의 생각과 표현력이 깊어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키웠다.

오페라 '파우스트'는 다음 달 10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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