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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물러나는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주민 봉사하며 살 것"

등록 2022.06.27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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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당이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소신 필요"

"정쟁보다는 시민을 위한 의회로 일해주길"

"주민에게 봉사하며 살아가며 역할에 최선"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6.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6.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이종희 기자 = "8~10대 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다수당이었지만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는 의원들이 많았습니다. 나도 그 축에 속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된 시의회에서도 야당 역할을 하는 의원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시의회의 존재와, 1000만명의 서울시민들이 뽑아준 의미가 있습니다."

제10대 서울시의회 마지막 의장인 김인호 의장은 최근 뉴시스와 만나 11대 서울시의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임기 만료를 코 앞에 두고 있었지만, 자신의 임기와 무관하게 '지방자치는 계속해서 강화돼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한 것이다.

김 의장은 "다수당이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하는 소신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서울시민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했던 일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8대 초선의원 시절 서울시 재정 3조2000억원을 절감시킨 일이다.

당시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 등 민간투자사업 협약 과정에서 '맥쿼리한국인프라', '우면산인프라웨이' 등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질 때였다. 그는 직접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하고 문제점을 집중 추궁한 결과,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재정보조금을 5조2000억원에서 2조원대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새로운 의회가 정쟁이나 중앙의 결정에 매몰되기보다는, 시민을 위한 의회로 일해주길 바란다. 나아가, 다양한 사회갈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인권감수성, 환경감수성, 젠더감수성 등 높은 감수성으로 시민을 포용하고 통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완전한 지방의회 독립을 위해 힘써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으로 인사권을 독립됐지만, 아직 감사권, 조직권, 예산권 등은 독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시의회 의장에게 소속 공무원의 인사 및 징계 요구 권한은 넘어왔지만, 직원 감사나 조사 권한은 여전히 지자체장이 가지고 있다. 또 현재 지방의회는 사무처장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된 통솔체계로, 중간 단계인 2~3급 국장급이 부재하다. 국장급 직위 신설을 통해 더욱 민주적이고 안정적인 의회 조직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6.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6.27. [email protected]

6·1 지방선거에서 선택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집값문제'와 '공천 잡음'이라고 냉철하게 지적했다.

그는 "먼저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에 대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것이 패배 요인"이라며 "민주당의 개혁 의지를 국민에게 좀 더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음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방자치는 아무래도 생활정치를 하는 장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나 코로나 이후 침체된 경제문제도 지방선거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민생회복을 위해 시의회나 민주당 모두가 적극 노력해왔지만, 거대한 경제흐름을 바꾸기에 어렵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선거는 필요 이상으로 잡음이 많았던 공천이었다. 공천계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로만 상향식 공천이 아닌, 전적으로 주민의 선택으로 진행되는 공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동대문구청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당내 공천 과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마지막으로 그는 "3선 시의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동대문구민 덕분이다. 구민의 지지와 성원으로 그동안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제 손길이 닿은 동대문구 곳곳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시의원, 시의장의 역할을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어떤 방식이든 사회에 기여하고, 주민에게 봉사하며 살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주민이 계신 현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6.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6.27. [email protected]

약력

1967년생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태어났으며, 12세 때 서울 동대문구에 정착했다. 이후 신문배달과 학업을 병행하며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지방자치법학과를 졸업했고 2010년부터 2022년까지 8~10대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8대 시의회에서는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 9대 시의회에서는 부의장, 10대 시의회에서는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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