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못지켜줘서 미안해" "아프지마 언니"…무안공항 '추모의 계단'(종합)
공항 계단에 유가족·조문객 마음 담은 손편지 빼곡히 붙어
전날 합동분향소 마련되며 일반 시민들 추모도 줄 이어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계단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공동취재) 2025.01.01 [email protected]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는 유가족들과 조문객들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와 메모들이 붙은 이른바 '추모의 계단'이 조성됐다.
무안공항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 난간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포스트잇과 메모, 손편지 등으로 가득 메워졌다.
희생자의 아들, 동생으로 추정되는 이가 남긴 손편지에는 "우리 엄마, 우리 누나 못지켜줘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말을 못해줬네"라며 "너무너무 사랑해. 꿈에서라도 찾아와. 기다리고 있을게"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다른 손편지에는 "언니야, 다정히 부를 이름이 아프다. 언니가 있는 그곳이 평안했으면, 더는 안아팠으면 (좋겠어)"라며 "누구보다 사려 깊은 내 언니 기억할게, 미안하고 사랑해"라고 적혔다.
참사 발생 직전까지 동체 착륙을 시도하는 등 승객 안전을 위했던 여객기 기장을 향한 추모 편지도 있었다. 자신을 제주항공에서 함께했던 승무원이라고 밝힌 조문객은 "기장님, 부기장님, 사무장님, 승무원님, 마지막까지 승객분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너무 좋은 분들을 잃었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한 어린이가 추모 메시지를 적고 있다. (공동취재) 2025.01.01. [email protected]
유가족 뿐만 아니라 추모를 위해 찾아온 일반 시민들도 "여객기 사고로 하늘의 별이 되신 모든 분들을 추모합니다" "너무 무서웠을 그 시간이 비통하고 미안해요" "부디 그곳은 마지막인 여행처럼 행복하시길"과 같은 메모를 통해 마음을 전했다. 취재를 나온 기자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참사를 보고, 듣고, 기록하겠습니다. 허투루 쓰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전날 오후부터 무안공항 1층에 희생자 추모를 위한 합동분향소가 설치되면서 유가족 뿐만 아니라 추모를 위해 찾아온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유가족들 또한 참사 발생 이후 처음으로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절을 올리고 떡국과 귤을 전하는 등 차례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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