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 굳어지나…무역흑자에도 수출 11개월째 뒷걸음(종합2보)
산업부, 8월 수출입 동향 발표
車 호조·6대 품목 양호…감소폭 ↓
유가 하락에 수입은 두자릿수 감소
산업부 "하반기 월별 수출 플러스"
[서울=뉴시스] 지난달 무역수지가 8억7000만 달러(1조1531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감소세에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승주 손차민 기자 = 지난 8월 무역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불황형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큰폭 쪼그라들면서 만들어진 흑자다. 다만 중국발 부동산 위기에도 수출감소세가 한자릿수로 개선돼 하반기 월별 수출 실적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8.4% 감소한 518억7000만 달러(68조7536억원)로 집계됐다. 수출감소율은 한자릿수로 전월(-16.4%)대비 개선됐다.
수출은 11개월째 감소세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여전하다. 수입도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은 22.8% 줄어든 510억 달러(67조6005억원)를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 수입이 42%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7000만 달러(1조153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과 마찬가지로 수출 감소에도 수입은 더 큰 폭 줄어들면서 나타난 흑자로 분석된다.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이같은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차 등 부분적으로 수출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 시장 등에서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출 실적은 어려운 상태"라며 "지난달에도 불황형 흑자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달 무역수지가 8억7000만 달러(1조1531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흑자세를 이어갔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9.01. [email protected]
메모리반도체 부진에도 개선세…6대 품목 양호
다만 산업부는 지난해 8월 실적이 같은 달 기준 최대치(566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역기저 효과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반도체 수출은 전월과 비교하면 15% 증가한 86억 달러(약 11조3468억원)를 기록하며 1분기 저점을 기록한 뒤 개선되는 모양새다.
반면 자동차는 역대 8월 실적 중 1위를 달성하며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2억900만 달러(약 6조9769억원) 증가했다. 이를 포함해 일반기계·선박·자동차부품·디스플레이·가전 등 6개 품목은 올해 들어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하락세는 장기화에 접어들었다. 석유제품은 42억9000만 달러(약 5조6593억원)로 35.3%, 석유화학은 38억8000만 달러(5조1184억원)로 12.0%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단가가 내려간 영향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8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8.4% 감소한 518억 7000만 달러, 수입액은 22.8% 감소한 510억 달러, 무역수지는 8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3.09.01. [email protected]
미·EU·중동 플러스 전환…中, 100억불 회복
반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20% 감소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중간재 수입 감소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국은 부동산발 경기 위축으로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지만, 전월(-25%)대비 감소율이 둔화되며 100억 달러(약 13조1960억원)대를 회복했다.
아세안 수출은 11% 하락했다. 다만 아세안 수출의 절반(51%)을 차지하는 베트남(4%)은 플러스 전환했다. 디스플레이와 일반기계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후 자율주행차용 카메라 장비 수출기업인 경기 성남시 퓨런티어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7.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여름철 휴가에도 흑자?…유가 하락에 수입 감소
수입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2.0% 감소한 107억1000만 달러(약 14조1232억원)를 기록했다. 3대 에너지 수입은 가스 45.9%, 석탄 41.6%, 원유 40.3% 순으로 줄었다. 이 밖에 반도체·철강 등 주요 품목 수입도 15.3% 감소한 403억 달러(약 53조2524억원)을 기록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무역수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9월 이후에는 흑자기조가 (더욱) 안착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동차와 선박 분야 수출이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에너지 신산업 수출동력화 원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7.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누적 239.7억불 적자…수출 플러스 전환될까
산업부는 올해 하반기 수출이 플러스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실장은 "전반적으로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상반기보다 수출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4분기에 들어가면 수출 증가율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며 "앞서 저희가 언급한 상저하고(상반기는 저조하지만 하반기에 개선)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나 선박 등 우리 수출을 이끌어 온 주력 품목이 호조세를 보이고 반도체 업황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만큼 4분기에 월별 수출 실적 중 플러스를 기록하는 때가 있을 것"이라며 "무역수지 측면에서는 9월 이후 흑자기조가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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