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반등할까"…삼전 주가 전망은
2024년 31.79% 하락…시총 151조 증발
증권가 "올해도 만만찮아…대외환경 악화"
"저가 매력 부각…점진적 비중 확대 권고"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email protected]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2023년 말 7만8000원에서 2024년 말 5만3200원으로 1년간 31.79% 하락했다. 연간 코스피 하락률(7.7%)의 네 배에 이르는 수치다.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 역시 468조6279억원에서 317조5924억원으로 151조원 증발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AI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177% 올랐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23% 상승했다.
지난해 초 7만8000원대로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서서히 상승, 7월11일 최고가 8만88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밋빛 기대도 피어올랐다.
하지만 7월 말 엔디비아 5세대 HBM3E 납품을 위한 품질 검증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AI 시대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주가는 더욱 빠르게 떨어졌다. 8월5일 장중 7만700원까지 내려선 주가는 서서히 회복, 8월16일 8만원대를 되찾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는 다시 추락했다. 9월 국내 반도체업종의 겨울을 전망한 모건스탠리 보고서,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 당선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 우려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모건스탠리 등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부정적 보고서를 쏟아냈다.
특히 고속성장 중인 AI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를 넘어설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주가가 상승 동력을 잃었다. 11월14일에는 주가가 4년5개월만의 최저치인 4만9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10조519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주가 하락에 적극 대응했다. 지난해 11월15일에는 향후 1년간 1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고 발표했고,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는 반도체 수장을 교체, 기술 리더십 회복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올해도 삼성전자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 수요 부진에 따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 등으로 대외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에게 2024년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시기였고, 2025년도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호랑이의 눈으로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우직한 노력을 통해 과거와 같은 강한 삼성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느냐가 주가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025년 DRAM 시장은 한 자리 성장, NAND 시장은 한 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도 33조3000억원 수준에 그쳐 이익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IT 하드웨어 세트 수요는 미약한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메모리 반도체 측면에서도 수량 기반의 성장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공급을 제한하고 평균판매가(ASP) 하락을 방지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악재를 대부분 선반영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점진적 비중 확대에 나설 것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역사적 밴드 저점에 도달했다"며 "HBM3E 지연 우려, DRAM 계약가격 및 밸류에이션 하락 우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발 경쟁 심화 우려 등 대표적인 세 가지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바닥을 올해 2분기로 예상한다"며 "DRAM 웨이퍼 수요를 크게 잠식할 엔비디아 B300 공급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경우 업황이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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