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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차이나]中, 채권시장 본토·홍콩 '교차매매' 저울질

등록 2017.03.15 1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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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중국 리커창 총리가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5차 전체회의 폐막 후 인민대회당에서 내외 기자회견을 갖던 중 자리에서 일어나 열정적인 동작으로 설명하고 있다. 2017.03.15

【베이징=AP/뉴시스】중국 리커창 총리가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5차 전체회의 폐막 후 인민대회당에서 내외 기자회견을 갖던 중 자리에서 일어나 열정적인 동작으로 설명하고 있다. 2017.03.1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중국이 본토와 홍콩시장의 채권 교차매매를 이르면 올해 중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내외 수요 기반을 강화해 위안화 환율 안정을 꾀하고, 시장의 변동성도 줄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2기 제5차 전체회의 폐막 후 열린 내외 기자회견에 참석해 당국이 올해 '채권시장에서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하지만 이러한 채권시장 협력방안의 세부 일정이나 구체적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커창 총리가 이날 언급한 ‘채권시장 협력’은 상하이나 선전 등 본토와 홍콩 채권시장의 연계 프로그램을 곧 띄우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 프로그램 하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홍콩에 거래 계좌가 있으면 중국 본토의 채권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중국 투자자들은 본토에 계좌가 있으면 홍콩 채권시장에서도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채권 연계프로그램은 주식 시장의 단계적 개방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2014년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후강퉁)를 허용한 데 이어, 지난해 광둥성 선전(深圳)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매매(선강퉁)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투자의 물꼬를 터 수요 기반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WSJ은 이러한 채권시장 연계 프로그램은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에게 또 다른 시장 접근 경로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반 투자자(retail investors)들도 사상 처음으로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채권시장에는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참가하는데, 이번 조치로 개인들도 채권을 사고팔수 있게 바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채권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는 부진했다. 시장 규모는 9조 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다. 하지만 중국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해외 투자자 비중은 올해 1월 현재 1.3%로 l년 전 1.4%에 비해 하락했다. 채권보유비중은 지난 2014년만 해도 1.87%에 달했으나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보유를 줄이는 것은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는 세지만, 필요할 때 팔아 외환시장에서 환전한 뒤 중국 밖으로 가져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시장에 자주 개입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안정적이지 않은 것도 또 다른 걸림돌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 대비 5.6%가량 하락했다고 WSJ은 전했다.

 여기에 채권 거래에 따른 환율 위험을 헤지할 수단이 드문 것도 또 다른 걸림돌로 꼽혀왔다고 WSJ은 지적했다. 해외투자자들은 중국 채권을 사들여 높은 이자를 얻어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따라 지난달 해외 채권 투자자들이 스왑, 포워드 계약, 옵션 등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리커창 총리가 채권시장 제도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은 위안화 가치 안정을 꾀하고 외환보유고도 늘리기 위한 시도로 분석됐다.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에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 환율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투자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주식 시장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도 채권 투자금은 이탈하지 않고 자본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하이에 있는 시장 컨설팅업체인 지벤(Z-Ben) 어드바이저스의 조니 펭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채권을 구입하려면 그동안 아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면서 “(하지만) 채권 연계 프로그램으로 채권 투자자들은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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