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불붙는 '40세 미만 대통령 출마 제한' 개헌 논의

정의당, 신호탄…"대선판 세대교체 말하나 청년 배제돼"

정치권 호응…이광재 "시대착오적 규정…제도 개선해야"

이동학 "나이 제한 무의미"…윤상현 "마크롱 태동 어려워"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에게 출마할 권리를' 2030 대통령선거 피선거권 보장 추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해리 기자 = 정치권에서 '40세 미만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 개정 논의에 불이 붙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 피선거권(출마 자격)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 헌법 67조 4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야 정치인들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강민진 정의당 대표다.

강 대표는 전날 같은 당 청년 류호정·장혜영 의원과 함께 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 누구나 '청년'을 말하지만 그들 중에 청년은 단 한 명도 없고, '세대교체'를 말하지만 청년은 그 세대교체에서 배제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 대선판"이라며 "40세 미만 대통령 출마 불가 헌법 조항을 차별이자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출마 40세 연령 장벽을 없애는 일은 모든 시민 누구에게나 대통령이 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여야 대권 후보들을 향해 "대통령선거에서 청년을 원천 배제하는 현행 피선거권 연령제한 장벽을 없애는데 동의하시는지, 그리고 공직선거법상 출마 연령 하향을 추진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현행 헌법 67조 4항은 대통령 출마 자격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1962년 1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정대통령제 개헌(5차 개헌) 단행을 통해 대통령 출마 나이 제한을 헌법에 명문화한 것에서 이어졌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대통령 출마선언 행사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2021.05.27. [email protected]

대선주자로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으로 호응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이에 따라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시대착오적인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2030은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수 없나.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제도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피선거권 40대 이상 조항은 1963년 박정희 시대에 개정된 헌법이다. 대통령만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은 공직선거법상 25세가 넘어야 출마할 수 있다"며 "2030이 역사의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개헌 논의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국민의힘 경선에서 보이는 이준석 후보 돌풍은 더 이상 나이로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게 무의미해졌음을 보여준다"며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만 40세로 규정한 현행 헌법은 한 마디로 장유유서 헌법이다. 개정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 조항에 대해서도 "사실상 레임덕을 촉진하는 헌법이다. 어느 정부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4년 중임제로 개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투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의 의견이 우리사회에 잘 반영될 헌법 구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취지에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이라며 "다만 개헌으로 가기까지는 별도의 절차가 있어서 향후 논의를 진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윤상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이나 이념에 상관없이 대통령 만 40세 제한규정은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고 힘을 실었다.

윤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의 대안으로 수차례 거론되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만 39세에 돌풍을 일으키며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대한민국은 헌법에서부터 이른바 마크롱 정신이 태동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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