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임상위 "현 체계론 오미크론 대유행 감당 못해"
'K-방역' 초기엔 유효…백신 접종 이후엔 부적절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40명 중 산소치료자 없어
"비상 사태 기준, 지침 만들고 국민 동의 구해야"
"3차 접종, 나이 상관없이 오미크론 중화항체↑"
[서울=뉴시스] = 구무서 기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부지에서 오미크론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이소현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갖고 있어 현재의 의료체계로는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모든 의료기관이 동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부지에서 오미크론 대응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오미크론은 델타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르다"라며 "기존 방역과 의료 대응 체계로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초창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델타형 등 기존 바이러스가 하기도 감염이 특징이라면 오미크론 변이는 상기도 감염이 발생한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보다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화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날 오 위원장이 소개한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률이 40~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일부 확인되고 있는데,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이 지난달 4일부터 17일까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한 오미크론 확진자 4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모두 치료나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환자였다.
특히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1명도 없었고, 발열로 해열제 치료가 필요했던 사례만 3명이 파악됐다.
경미한 폐 침윤이 확인된 환자는 6명이었다. 이중 4명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다.
전 교수는 "연구에 포함한 40명 이외에 지금까지 입원한 90명의 환자도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교수는 "전체 감염자가 많으면 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급증할 고위험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3차 접종을 언급했다.
전 교수가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과 3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2차 접종만 마치고 6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지만 3차 접종을 마치면 중화항체가 약 100배 증가했다.
전 교수는 "3차 접종을 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K-방역'은 코로나19 초기엔 적절했지만 백신 접종 이후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를 격리 치료하는 음압격리병실에 대해 "모든 호흡기 감염병과 격리가 필요한 환자에게 필요한 게 아니라 치명률이 높고 백신·치료제가 없는 감염병, 감염성이 있는 기간 또는 에어로졸(공기전파)이 나오는 시술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오 위원장은 "비상, 위기 사태 발령 기준을 설정하고 진료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 이해와 동의 협조와 함께 법률적, 제도적 기반을 통한 견고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교수는 "전체 의료 기관이 환자 진료에 동참해야 한다"라며 "공공은 코로나 진료, 민간은 비코로나 진료를 하되, 동네 2차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 진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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