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사표 이어 檢간부들 줄사퇴?…"법 통과 막는데 최선"(종합)
김오수, '검수완박법 발의' 이틀 만에 사의
"우리도 총장 뜻과 같다"던 간부들도 주목
법안발의 전후 사의밝힌 현직검사 벌써 셋
전국 검사장회의 등 소집계획은 아직 미정
검찰 "직 연연 않지만 여론 호소가 더 시급"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방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에 맞서 내던진 사직서가 검찰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미 법안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해 일부 검사들이 사의를 표한 상황인데, 김 총장의 사퇴를 계기로 줄사퇴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 고위간부들은 그간 김 총장을 중심으로 검수완박 반대 의사를 모아왔고,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검찰 내부에선 전원 사퇴라는 집단행동으로 대응하기보단, 국회 등을 상대로 한 여론전이 더 절실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검찰 간부들도 우선 법안의 국회 처리를 막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고위간부들은 김 총장의 사직서 제출에 따른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다.
김 총장은 검수완박 법안이 발의된 지 이틀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1일 전국 지검장회의에서 처음 사퇴 의사를 드러낸 이후, 김 총장은 줄곧 검찰총장직을 걸고서라도 검수완박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15일 검수완박 법안의 발의 직전에도 국회를 찾아 "법안을 추진하기 전 나를 탄핵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막을 순 없었다.
이에 김 총장은 "검찰 수사기능을 전면 폐지하는 입법절차가 진행되는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표를 냈다. 어렵게 성사된 국회 현안질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무산을 감수하고 승부수를 던졌다. 법안 저지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고 보고 여론을 결집해 국회에 강력히 호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선 이번 김 총장의 사표 제출이 검찰 고위간부 등의 줄사퇴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총장이 지검장회의에서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검사장들은 '우리도 검찰총장의 뜻과 같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선에서는 일부 검사들이 검수완박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해 사의를 밝혔다.
처음 사표를 낸 건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이었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추진을 당론으로 정하자 즉각 사의를 밝혔다.
지난 14일에는 김수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이 "검사가 아님에도 이름만 남은 검사로 이 직을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사의를 표했고, 전날엔 김정환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이 검찰 내부망에 "금번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사의 표시로써 사직을 결심했다"는 글을 남겼다.
다만 검찰 고위간부들이 당장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지검장회의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검사장들도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라며 "그렇기에 (사표 제출) 시점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인데, 검사장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당장 회의 소집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검장회의 때 김 총장이 사직시점은 일임해달라고 했다. 그 말씀에 다들 동의했다. 오늘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며 "남은 검사장들은 법 통과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다른 검찰 고위간부는 "김 총장의 사의 표명은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라 언제 사직서가 제출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검사장들의 사퇴는 개인마다 생각해봐야 할 사안이고, 지금은 여론에 법안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도 검찰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지는 점은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장문에서 "검찰 구성원들은 국회에서 현명한 결정을 해줄 것을 끝까지 믿고 맡겨진 업무를 수행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얘기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전국 평검사회의에 관해서도 "저와 간부들을 믿고 자중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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