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코인인데 -50%"…이더리움, 바닥은 어디?
이더리움,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52%↓
기관 자금도 잇달아 빠져나가…수급 악화
공동 창업자 "트럼프 일가, 이더리움 기반 기업 설립할 것"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약세에 고점 대비 50% 넘게 떨어졌다. 같은 대장주로 묶이는 비트코인이 지난해 고점 대비 30%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낙폭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83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고점(589만원) 대비로는 51.9% 떨어진 수치다.
기관 수급 악화가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총 5280만달러(767억원)가 순유출됐다. 10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다.
반면에 같은 날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3023억원이 순유입됐다. 3일 연속 유입세다.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대한 기관 투심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더리움에 대한 자금만 계속해서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최근 잇달아 터진 악재들이 투심을 악화시킨 탓이다. 지난달 발생한 2조원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해킹은 바이비트 보안 역량 외에 이더리움의 구조적 결함도 한몫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훈종 스매시파이 대표는 "바이비트 사태로 북한 해킹 그룹이 이더리움 2조원어치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더리움은 끝났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기관 투자자들이 북한과 관련된 알트코인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란 의견은 설득력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술 업그레이드가 지연된 점도 기름을 부었다. 앞서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예정된 펙트라 업그레이드를 오는 27일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술 업그레이드 소식은 그간 이더리움 가격과 연동되는 재료로 꼽혀왔다.
라이언 리 비트겟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은 속도보다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개발 로드맵을 반영해 펙트라 메인넷 적용 연기를 결정했다"며 "장기 보유자들은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단기 보유자들은 이더리움 가격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업그레이드까지 연기된다는 상황에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일가가 이더리움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가상자산 비축 항목에 이더리움이 포함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일가가 추진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은 이더리움 가격이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52% 하락한 지난 6일 이더리움 보유량을 3배 늘렸다.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이자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 컨센시스의 창업자인 조셉 루빈은 지난 1월 X를 통해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나 이상의 대형 기업을 설립할 것"이라며 "정부 활동에 이더리움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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