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을 만드는 사람들②] 최재우 창원소방본부 소방관
"불이 나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소방관"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창원소방본부 대응예방과에서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최재우(33) 소방관. 2025.03.19. kgk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9/NISI20250319_0001795219_web.jpg?rnd=20250319123419)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창원소방본부 대응예방과에서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최재우(33) 소방관. 2025.03.19. kgkang@newsis.com
경남 창원시 시민들이 안전한 일상을 보내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이들, 바로 소방관이다. 흔히 소방관이라 하면 화염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화재는 진압만큼이나 예방이 중요하다. 창원소방본부 대응예방과에서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최재우(33) 소방관은 바로 그 예방과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최 소방관의 소방공무원 입문 과정은 다소 독특하다. 그는 처음부터 소방공학을 전공한 건 아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 군대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하면서 사람을 돕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꼈고,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전역 후 기존 전공을 포기하고, 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로 전과를 결심했다.
"소방관이었던 아버지를 보며 성장했지만,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살리고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그때부터 제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어요. 소방관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 소방공학과로 전과해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위험물 관리, 화재 예방의 최전선에 선 소방관
소방의 역할은 불을 끄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가 현재 담당하는 업무는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역이지만, 창원의 안전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 소방관에게 좀 더 쉬운 설명을 요청하니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법적 기준을 적용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답했다. 위험물 관리부터 소방시설 설계, 점검까지 그의 업무는 도시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과정과 직결된다.
위험물은 화재 발생 시 급격한 확산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다. 최 소방관이 맡은 위험물 안전관리 업무는 주유소, 위험물 저장 시설 등 화재 위험성이 높은 시설을 점검하고, 법적 기준을 준수하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위험물 안전관리는 단순한 감독이 아니라, 시민과 사업주가 함께 안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시민과 함께'라는 것을 강조했다.
소방공무원의 역할 변화, 예방과 과학적 대응으로 발전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최재우 소방관(가운데), 그리고 그와 한팀인 신원석 팀장(좌), 양정국 소방관(우). 2025.03.19. kgk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9/NISI20250319_0001795220_web.jpg?rnd=20250319123430)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최재우 소방관(가운데), 그리고 그와 한팀인 신원석 팀장(좌), 양정국 소방관(우). 2025.03.19. kgkang@newsis.com
"소방공무원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화재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이 주요 임무였다면, 이제는 사전 예방과 안전관리가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창원은 공업단지, 항만, 물류창고, 농촌 지역이 혼재된 복합도시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소방 대책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공장과 물류창고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항만은 선박 화재 대응이 중요합니다. 농촌 지역은 산불 화재와 관련된 예방이 필수죠."
최 소방관이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그는 2022년 1월 구급 활동을 하던 중 뇌졸중 증상을 보인 할머니를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한 일을 꼽았다. 그는 "조금만 늦었어도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었는데, 무사히 퇴원하셨다고 들었을 때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소방공무원의 가장 큰 가치는 '사람을 살리고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화염과 맞서 싸우던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창원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최 소방관은 앞으로 다방면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적이고 전문화되는 미래 소방 시스템을 누구보다 앞장서 익히고자 꾸준히 배움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다.
최근 창원특례시의회에서는 '창원시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하며 소방공무원의 근무 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화재 진압, 구조,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중요한 변화다. 위험에 맞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현장 소방관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방과 대응을 설계하는 이들까지, 창원의 모든 소방공무원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노고가 더욱 존중받기를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kg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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