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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일주일, 수도 키이우 전황 교착상태…남·동부 항구도시 러군 장악

등록 2022.03.04 09:40:12수정 2022.03.04 1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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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우크라 남부 장악시 몰도바서 러까지 연결 통로 확보

우크라 분할되면 냉전기 독일처럼 양진영 대치점 될 수도

도시 공동화 위해 민간인 상대 초토화 작전 준비하는 듯

[키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고렌카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손된 집 뒤뜰을 둘러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3.03.

[키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고렌카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손된 집 뒤뜰을 둘러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3.0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침공은 재앙을 불러왔다. 수백명이 숨지고 10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유가는 치솟고 식품가격도 급등할 조짐이다. 오래도록 평화와 안정을 누리던 유럽이 요동치고 있으며 전쟁이 앞으로 몇 달 더 지속된다면 위기의 여파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CNN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일을 맞아 현황을 점검하고 앞날을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의 목표를 분명히 밝혀왔다. 우크라이나를 무장해제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연계를 차단하며 서방국 일원이 되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열망을 차단하는 것이다.

푸틴은 또 "키이우(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인질로 삼고 있는 약물중독자 갱단과 네오 나치들"을 제거하려한다고 말했었다. 그가 아무런 근거없이 비방한 대상들은 민주적으로 구성된 정부 인사들과 유태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가리킨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붕괴시키기 위해 수도 키이우를 포위하는 중이다. 65km에 달하는 군차량 행렬이 키이우를 향해 진격하고 있으며 다연장로켓과 미사일로 키이우를 공격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계속 싸울 것을 다짐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가 수반을 살해함으로써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파괴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장악하면 친러 인사들로 구성된 괴뢰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대표적인 친러 정치인으로 빅토르 메드베드축이 꼽힌다. 재벌 정치인이다. 반역혐의로 자택연금중인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에서 먼 우크라이나 남부와 남·동부 도시를 공략하고 있다. 헤르손은 이미 점령됐다.

헤르손 시장은 2일 우크라이나군이 시를 포기했음을 인정했다.

리처드 쉬레프 전 나토 사령관은 "푸틴이 크름반도(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육상 통로를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오데사 항구을 점령하면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파견된 몰도바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까지 장악하게 된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는 과거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와 전쟁이 벌어졌던 곳이다. 그 이전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토였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분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폴란드 국경에서 가까운 우크라이나 갈리시아 지방과 리비우시는 중요하지 않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를 차지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냉전시대 독일처럼 서부지역은 유럽에 의존하고 동부지역은 러시아의 영향권에 놓이는 상태가 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금까지 잘 버텨내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의 보급 지연 문제가 침공 초기부터 있었다고 말한다. 러시아는 조기 승리를 확신해 충분한 보급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미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확대할 것이며 푸틴은 인권이나 현대전쟁의 규범을 무시하는 전례가 있음을 강조한다.

러시아 공군은 시리아 내전에서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 반군을 공격하면서 도시를 초토화시킨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지속될 경우 러시아가 초토화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28일 러시아군이 집속탄을 사용하는 등 이미 초토화작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이 열압력탄(일명 진공폭탄)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인 지역에서 이 폭탄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그 이상의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도시들을 폐허화할 것이다. 도시를 공동화하지 않으면 장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 대사는 2일 러시아가 금지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들여놓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일 말한 대로 러시아는 고의적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일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국적 기업들이 러시아내 사업활동을 접고 있다. 애플사는 1일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는 러시아 항공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에너지는 서방의 직접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많은 거대 석유회사들이 러시아를 떠나거나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러시아산 원유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유사들도 금융제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푸틴이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의 석유 의존 경제를 달러 경제에서 분리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달러 비축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푸틴의 경제 참모들은 특정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국내에서 대체생산을 촉진해왔다. 러시아 정부의 외환보유고는 6300억달러(약 760조7250억원)에 달한다.

제재가 지속돼 러시아의 경제가 붕괴할 지는 아직 두고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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