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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동남권방사선 산단' 내년으로 준공 미뤄질 듯

등록 2023.05.23 14: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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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사토장 확보 어려운 상황…예산 삭감 겹쳐 공사 차질"

군의회, 사토 처리 방식 지적 "사토 처리비에만 180억원 지출"

[부산=뉴시스]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 전경. (사진=기장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 전경. (사진=기장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2010년부터 추진된 부산 기장군의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동남권산단) 조성 사업이 사토 처리 방식을 놓고 기장군과 군의회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당초 올해 연말이었던 준공 날짜가 늦으면 내년 6월로 미뤄질 전망이다.

2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동남권산단 조성 공사 업무를 담당하는 기장군 전략사업추진단은 사토장(흙을 버리는 곳) 부족을 이유로 지난달 군청 재무과에 산단 제5차 공사에 대한 공기 계약 연장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마무리됐어야 할 제5차 공사 완공 시기가 오는 8월 말까지로 미뤄졌다. 여기에다 군의회가 사토장 처리 관련 계약을 문제삼아 예산을 삭감해 전체 공사 일정은 내년 6월까지 미뤄질 것으로 군은 예상하고 있다.

동남권산단은 기장군 장안읍 좌동·임랑·반룡리 일원에 면적 약 148만㎡ 규모로 지어지는 대규모 산업단지다. 산단에는 현재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와 관련 기업들이 일부 입주해 있으며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와 수출용 신형연구로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입자 가속기는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서울 연세의료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용 신형 연구로는 핵의학 진단 및 암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했던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급 안정과 수출 산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단은 2014년 4월 착공됐다. 지금까지 총 4287억원(국비 676·시비 400·군비 321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지난 1월 산업단지 사업 총 2단계 중 1단계(사업면적 전체 148만㎡ 중 43만㎡)가 준공됐으며 현재 산단 전체 공정률은 94%에 도달한 상황이다.

군 전략사업추진단 관계자는 공기를 연장한 사유에 대해 "공사 중 발생한 흙을 옮겨야 하는데 산단 인근 사토장이 모두 포화상태라 불가피하게 공기 연장을 신청했다"며 "부산 지역에 마땅한 사토장이 확보되지 않아 울산 쪽 사토장을 물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공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예산을 추가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군에 따르면 현재 동남권산단의 예산 부족분은 사토 처리비, 조경공사비, 기타 용역비, 물가 상승분에 따른 간접비 등 총 1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군의회는 지난 3일 본회의에서 군의 사토 처리와 관련한 계약 방식을 문제삼아 동남권산단 시설 조성비 예산 28억원을 삭감했다. 군의회는 "당초 투입하지 않아도 될 사토 처리비가 많이 쓰였다"며 사업비를 절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

맹승자 군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016년 5월 당시 군이 산단에서 나온 흙을 처리하기 위해 사토처리 전문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었어야 했는데 대형 토목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사토 처리 단가가 많이 올랐다"며 "또 사토 처리 비용을 현장에서 나오는 골재나 암석 수익으로 상쇄시키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으면 한 푼도 나가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전략사업추진단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토사량이 골재량보다 훨씬 많아 얘기치 않은 지출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회는 예상했던 것보다 사토가 많아진 것은 군이 교육시설 부지 10만㎡ 중 7만㎡을 산업용지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맹 의원은 "군이 일을 벌여놓고 무작정 예산을 요구하는 건 옳지 않다. 투명한 예산 책정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대학을 산단에 유치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후 보다 많은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산업 용지로 변경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준공이 연기되면서 생길 피해에 대해 "입주 기업들이 소음이나 분진 발생 등으로 인해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예산이 부족해 사토 처리가 늦어진다면 산단 주변 도로 개통에도 제한이 생길 것"이라며 "다음 추경에 관련 예산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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