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文대통령 모친상에 조의 표할까…남북 경색 국면 주목
2001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타계 때 조문단 첫 파견
올 6월 이희호 여사 서거 때 김여정 조화·조의문 전달
文대통령과 관계, 남북 경색 국면 등 종합적 고려할 듯
【서울=뉴시스】 판문점 통일각에서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하고 있는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2019.06.12.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북한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타계 당시 조문단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남북 관계 발전에 기여한 주요 인사들이 사망할 때 조전을 보내거나 조문단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조의를 표해왔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모친상을 치른 경우는 전례가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까지 한 문 대통령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남측에 조문단을 파견한 것은 지난 2001년 3월이 처음이다. 북한에 소 떼를 몰고 가며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튼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사망하자 이틀 뒤 조선중앙통신 조전을 통해 조의를 표했다.
그리고 같은 달 24일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했다. 조문단은 고려항공을 타고 서해직항로로 방남(訪南)해 자택을 방문했다.
북한은 2003년 8월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별세 때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현대가 금강산지구에 마련한 분향소에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이 방문해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어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중앙통신 조전으로 조의를 표했던 북한은 같은 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중앙통신 조전으로 조의를 표하고 대규모 조문단을 파견했다.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19.06.30. [email protected]
북한이 가장 최근에 조의를 표한 것은 올해 6월 이희호 여사 서거 때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 측이 조문단 파견이나 조전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게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문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런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조의를 표할 가능성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례 없는 현직 대통령의 모친상이라는 점, 그리고 남북 간 경색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조의를 표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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