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우한 전세기' 협의 난맥상…中당국, '탈출 러시' 경계하나

등록 2020.01.30 18:55:5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강경화 "중국, 29일 저녁 1대 운영만 승인 예정 통보"

"美·日 등 다수 항공편 요청에 1대 허가 후 순차 운영"

中, 우한 폐렴 공포 확산 경계하며 '탈출 러시' 경계감도

"자기들이 통제할 수 있는 병인데 각국 부산떤다 인식"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출발 예정이던 전세기 운항이 늦어지고 있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출국 현황을 알리는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2020.01.30. bjk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출발 예정이던 전세기 운항이 늦어지고 있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출국 현황을 알리는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2020.01.30. [email protected]


강경화 "중국, 29일 저녁 1대 운영만 승인 예정 통보"
"美·日 등 임시항공편 요청에 1대 허가 후 순차 운영"
中, 공포 확산 경계하며 대외적 위신도 고려하는 듯
"자기들이 통제할 수 있는 병인데 각국 부산떤다 인식"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30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지역에 있는 한국 유학생과 재외국민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되는 전세기가 2대에서 1대로 줄고, 출발 시간마저 밤으로 늦춰지면서 중국과의 협의 과정에 난맥상을 드러냈다.

당초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와 12시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임시 항공편 2대를 우한으로 띄워 우리 교민을 태워오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31일에도 임시 항공편 2대를 급파해 남은 교민을 한국으로 이송할 계획이었다. 전세기를 통해 귀국을 원하는 교민은 700여명이었다.
 
하지만 주우한 총영사관은 이날 새벽 1시께 긴급 공지를 통해 "중국 측의 허가 지연으로 1월 30일 목요일 임시 비행편 탑승을 위해 오전 10시45분까지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공지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당초 운항하려던 임시항공편 일정에 변경이 생겨 주우한총영사관에서 탑승 예정이던 우리 국민들에게 긴급 공지를 했다"면서 "변경된 스케줄에 따라 우한 체류 우리 국민이 최대한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유관기관, 항공사 등과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한 것은 중국 정부가 전세기 2대 투입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어제 저녁 중국이 우선 1대 운영만 승인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며 "미국, 일본 등에서 다수 임시 항공편을 요청해 중국 정부가 우선 1대를 허가하고 순차적으로 요청받는 방침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28일 오후 9시부터 30분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하고, 우한 지역에 체류 중인 교민들의 귀국을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당시 통화에서는 중국이 임시 항공편 1대 운항을 요구하는 등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중국 당국이 외국인들의 잇따른 '우한 엑소더스'로 중국 내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과 일본도 각각 전세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중국 우한에서 본국으로 이송했지만 역시 전원 탑승을 시키진 못했고 모두 낮 시간이 아닌 밤 시간에 이뤄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스케줄이 기술적인 문제만은 아니고, 중국 정부의 어떤 정책도 있는 것 같다"며 "중국의 대외적인 위신에서 자기들이 통제할 수 있는 전염병인데 각국들이 너무 좀 부산을 떠는 게 아닌가 하는 외교적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1.30.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부가 중국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한 내 현지 교민들에게 탑승을 안내하고, 국내에서는 항공기 운항을 추진하면서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발표할 때부터 중국과 협의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사전 협의 부족' 우려에 선을 그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8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30~31일 전세기 4편을 투입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시에 체류 중인 재외국민과 유학생 700여명의 귀국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날짜는 협의 결과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처럼 정부는 전세기 투입 계획이 추진 방안에 불과했고, 중국과 협의에 따라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확정된 발표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추가 임시 항공편이 몇 대나, 언제 투입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입국을 원하는 교민을 국내에 귀국시킬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강경화 장관은 "정부도 중국 정부와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2차·3차·4차편도 운영되게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