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1만명당 1명, 희귀병은?…"한국은 몰라"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들 나왔지만 신생아 선별검사에 포함 안 돼
"치료제 있는 질환, 선별검사로 조기 진단해야"
척수성 근위축증(사진자료=한국노바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노바티스 강현덕 메디컬리드는 9일 SMA 치료제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의 국내 허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SMA 유병률과 국내 출산율 고려 시 매년 30명의 SMA 질환을 가진 신생아가 태어나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는 추정일 뿐, SMA는 신생아 선별검사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정확한 유병률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SMA는 정상적인 SMN1 유전자의 결핍 혹은 돌연변이로 인해서 근육이 위축되는 치명적인 희귀 유전질환이다. SMN1 유전자가 기능하지 않으면 신체는 운동 신경 세포 생존에 필요한 SMN 단백질을 충분히 생성할 수 없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모든 근육이 약해지고, 식사와 움직임뿐 아니라 자가 호흡도 어려워진다. 신생아 약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데 SMA 환자의 60%를 차지하는 1형은 가장 심각하다. 치료받지 않으면 90%가 2세 이전에 사망하거나 평생 보조 호흡장치에 의지해야 한다.
치료제로 국내에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로슈의 '에브리스디' 등이 나와 있지만 평생 복용해야 한다. 이와 달리 지난 5월 허가받은 졸겐스마는 평생 한 번 투여로 치료가 종료되는 희귀질환 유전자 대체 치료제를 표방한다. 이 약은 결핍된 SMN1 유전자의 기능성 대체본을 제공해서 질환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벡터(전달체) 안에 환자에 투여될 SMN1 유전자 기능성 대체본을 삽입해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 운동 신경 세포로 전달한다. 대체본이 몸속에 전달되면 신체의 운동 신경 세포에 필수적인 SMN 단백질이 충분히 생성될 수 있다.
1회 투여 비용이 미국에서 25억원에 이르는 초고가 치료제로 더 유명세를 탔다.
특히 증상 발현 전에 진단된 SMA 환자(29명)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SPRINT) 연구 결과를 보면, 졸겐스마 투여 환자군 모두 식이 보조 및 호흡 보조장치 없이 생존하거나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 볼 수 없던 혼자 걷기·앉기를 달성했다.
손상된 신경 세포는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는다. 이런 질환 특성상 조기에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아진다. 특히 1형 환자의 경우, 출생 직전부터 퇴행이 시작돼 생후 6개월 전에 운동신경세포 95% 이상이 손상되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에서 SMA도 신생아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는 인지도가 매우 낮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 급여 등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태다. 6종에 불과하던 정부 지원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은 2018년 10월부터 50여종의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유기산 대사 이상, 아미노산 대사 이상, 지방산 대사 이상 등) 및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로 확대돼 검사 비용이 지원된다. 희귀질환에선 여전히 지원이 부족해서 전문가들은 치료제가 개발된 희귀질환(SMA, 리소좀 축적 질환 등)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노바티스 졸겐스마 사업부 신미리 이사는 "과거에 비해 신생아 선별 검사 지원이 증가하긴 했으나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급여로 진행할 수 있는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 SMA 같은 신경계·근육계 질환은 포함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척수성 근위축증은 태어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기에 가능한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며 "졸겐스마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증상 전 환자에서도 투약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인지도 개선 활동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종민 한국척수성근위축증환우회 이사장은 "이 질환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진단받아 병의 진행을 막는 게 중요하다. 신생아 선별검사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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