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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2장만 사다줄래?"…20억 당첨되자 원수가 된 친구

등록 2024.12.31 00:00:00수정 2024.12.31 00: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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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는 중국 북부 산시성 시안시 출신 야오씨는 지난 2019년 7월17일 복권 가게 주인 왕씨에게 20위안(약 4000원)을 송금, 복권 두 장을 대리 구매해줄 것을 부탁했다. (사진= 베이징뉴스 보도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는 중국 북부 산시성 시안시 출신 야오씨는 지난 2019년 7월17일 복권 가게 주인 왕씨에게 20위안(약 4000원)을 송금, 복권 두 장을 대리 구매해줄 것을 부탁했다. (사진= 베이징뉴스 보도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에서 20위안(약 4000원)을 주고 대리 구매한 복권이 1등에 당첨됐지만 대신 구매해준 사람이 말을 바꿔 당첨금을 받지 못했다며 법적 분쟁을 벌인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복권을 구매한 중국 북부 산시성 시안시 출신 야오씨는 지난 2019년 7월17일 복권 가게 주인 왕씨에게 20위안(약 4000원)을 송금, 복권 두 장을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왕씨는 무작위로 복권 두 장을 구입했고, 그 인증을 위해 야오씨에게 구입한 복권 사진을 전송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왕씨가 야오씨의 부탁을 받아 대리 구매해 사진으로 전송한 복권 중 한 장이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만 1000만 위안(약 20억원)에 달했다.

부푼 마음으로 사진으로 받았던 복권을 실수령하기 위해 왕씨를 찾은 야오씨는 황당한 말을 듣게 됐다. 왕씨가 "당첨된 복권은 사실 다른 사람이 산 건데, 당신에게 사진을 잘못 보냈다"고 주장한 것.

그러면서 왕씨는 야오씨에게 정신적 피해 보상으로 15만 위안(약 30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또 합의 후 휴대전화의 모든 채팅 대화 기록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야오씨는 이번 사건에 본인의 잘못도 어느 정도 있다고 여겨 그가 제안한 15만 위안을 받고 휴대전화 기록을 삭제하는 것으로 왕씨와 합의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야오씨는 1등에 당첨된 복권의 당첨금을 수령한 사람이 왕씨의 사촌 가오씨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또 SCMP는 가오씨가 실제 지난 2019년 9월 산시성 복권관리센터로부터 복권 당첨금에서 세금을 공제한 800만 위안(약 16억원)을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야오씨는 결국 왕씨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복권의 진짜 주인은 자신이라는 게 소송의 취지다.

시안시 인민법원 재판부는 지난 2021년 10월 야오씨의 손을 들어줬다. 복권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원고의 주장이 인용된 것이다. 더불어 재판부는 가오씨가 복권 1등 당첨금을 야오씨에게 반환하고, 왕씨는 이 당첨금에 대한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피고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올해 7월 고등인민법원은 가오씨가 복권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야오씨는 소송에서 이기긴 했으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피고 측의 은행 계좌를 압류했지만 잔액이 없었기 때문. 이들의 자택 역시 경매로 넘어갔지만, 아직 낙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야오씨는 "이 사건 전까지만 해도 나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저축한 돈을 모두 써버렸다. 변호사 비용으로도 수십만 위안을 부담했다. 어떻게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냐"고 토로했다.

야오씨 측 변호사는 법원에 복권 당첨금의 행방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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