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고 세대교체"….4대 은행 임원 인사 살펴보니
본부 조직 슬림화…1970년대생 대거 등용
효율성·역동성 높여 시장 불확실성 대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4대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인 은행이 대규모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로 새해를 맞이한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마쳤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6일, 신한은행은 20일, 우리은행은 12일 조직 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조직개편으로 본부 조직의 몸집을 줄였다.
국민은행은 이번 개편으로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슬림화했다.
하나은행은 본점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했다.
우리은행은 본부 조직을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했다. 부행장 정원도 23명에서 18명으로 줄였다.
이들은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며 '효율성'을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영업 현장 지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고 언급했다.
경영진 인사에서는 1970년대생을 대거 등용하며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
국민은행은 신규 경영진 21명 중 20명을 1970년대생이 채웠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 중에는 1980년대생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 14명 중 9명을 교체하면서 1970년생 이후 젊은 임원을 6명 기용했다. 또 본부장이 아닌 부서장이라도 임원으로 발탁했다.
하나은행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한 4명 중에는 1972년생이 포함됐다.
우리은행에서는 승진한 6명 부행장 중에 1971년생도 포함됐다. 또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미국, 베트남, 중국 등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배치하던 관행을 깨고 1970년대생 본부장급을 발탁했다.
이같은 세대교체는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 환경에 대비하고자 '젊은 피'를 수혈하며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자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과와 역량을 보인 우수 인재를 임원으로 선임했다"며 "젊고 역동적인 KB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경영진과 함께 본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뤄진 신임 은행장 선임에서도 세대교체가 두드러진 바 있다. 4대 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의 수장이 내년 1월부터 바뀐다.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은 1968년생이다. 이호성 차기 하나은행장은 1964년생으로 현 이승열 행장(1963년생)보다 한 살 적다. 이환주 차기 국민은행장과 연임에 성공한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1964년생이다.
아울러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고자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올해 은행권에서는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신뢰에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사법연수원 제30기)를 영입했다. 또 은행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정보보호본부를 준법감시인 산하로 배치했다.
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했다.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하고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련 책임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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