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협약 앞둔 이재명·이낙연, 백제 공방 ‘늪 속에’

李-李 치킨게임 양상…서로 "네거티브" 주장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 조성 선포 및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청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백제 발언' 공방이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8일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네거티브 과열 해소를 위해 경선 후보들과 '원팀 협약식'을 열지만, 전날까지도 양측 모두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8일 오후 시작되는 본경선 TV토론회도 정책 검증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일색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캠프는 지난 27일에도 이 전 대표의 지역주의 공세에 비판을 이어갔다.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자기의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세 분의 대통령을 소환해서 하는 것은 대단히 나쁜 형태의 네거티브"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사실은 지역주의 최대 피해자였고 노무현 대통령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온몸을 던졌는데 지역주의를 얘기할 때마다 두 분의 대통령을 소환해 상대방 후보를 비판하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진정한 검증으로 보지 않는다"며 "네거티브로 1등을 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수석대변인 박찬대 의원이 가세했다. 박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지역 비하 얘기를 우리 캠프 측에서 꺼낸 적이 없고, 이낙연 캠프에서 꺼냈다"며 "(이 전 대표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 마당에 '원팀 협약식'이 무슨 의미냐는 강경한 흐름도 있다"고 주장했다.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도 거들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가 2016년 4월 김병원 당시 농협중앙회장을 만난 후 올린 글에서 '호남 사람이 전국 조직의 중앙회장으로 선출되기는 몹시 어렵다'고 한 것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어떠한 문제의식도 느끼지 않는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것을 이야기한 덕담이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의의 망령'을 불러일으켜서라도 선거에서 작은 이득이라도 보려고 하는 '얄팍한 선거전략'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광주·전남지역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반면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가 지역주의 선거전략을 인정하라고 압박했다.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주의에 기초한 선거전략을 평소에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이번 인터뷰에서 강하게 받고 있다"며 "쿨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논쟁을 빨리 끝내는 길"이라고 잘라말했다.

최 의원은 "인터뷰 뒷부분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역적, 전국적 확장력은 저에게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었다. 특정 지역이니까 (확장이) 힘들다는 논리를 분명히 했다"며 "저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할 분들은 지역주의에 기초한 대선전략이나 선거캠페인 자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공방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 말고 반대표를 행사한 다른 의원이 있다면 왜 나타나지 않겠나"라며 "여러가지 정황이나 정치적 양심을 걸고 반대했다고 수차례 명백히 밝혔는데도 거짓말로 몰고 가는 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직접 나섰다. 그는 민주당 광주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대중 대통령 이래 역대 민주당 지도자들은 지역구도라는 망령을 없애기 위해서 끈질긴 투쟁을 해왔다. 그 덕분에 지역구도의 상처가 많이 아물고 이제는 상당한 정도까지 완화되기에 이르렀다"며 "이제 그 생채기를 덧내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우리 모두가 지역구도를 소환할 만한 그 어떠한 언동도 자제해야 하고 저 또한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어제 드렸다"면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지역구도를 이용하는 대통령 자리라면 천번이라도 사양하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신 적 있다. 그 어르신의 피맺힌 절규를 저는 잘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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