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힌 게 있다" 이낙연, 이재명 선대위서 역할할까
이낙연, 선대위원장 수용 질문에 '묵묵부답'
송영길·이재명 겨냥 작심 발언…"잔인한 일"
이낙연 끌어안기 나섰지만 "병주고 약주냐"
선대위 합류 시간 필요…"국감 후 만나기로"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다. 2021.10.14. photo@newsis.com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비공개로 진행된 캠프 해단식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도 그 누구도 국민과 당원 앞에 오만하면 안 된다. 하물며 지지를 해주신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된다"며 "요즘 '저건 아닌데' 싶은 일들이 벌어져서 제 마음에 좀 맺힌 게 있었다. 동지분들께 상처주지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신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서 유린하는 것, 그건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 뒤 기자들이 '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으면 응할 생각이 있냐'고 거듭 물었지만 답변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이 전 대표의 날선 발언은 대선 경선 관리를 책임졌던 송영길 대표와 경쟁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photo@newsis.com
송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적절한 비유와 표현이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송영길, 언행·처신 똑바로 하라. 당 대표로서 공정해야 할 심판자 역할을 내팽개치고서 이제 와서 누굴 어르고 뺨치나. 병주고 약주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명낙대전'을 벌인 이 지사에 대한 감정의 골도 깊게 패여 있다. 이 전 대표가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지만, 이 지사 측이 경선 초반 17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표를 낸 것을 두고 '탄핵 참여' 프레임을 제기한 것이나 동아일보 기자 시절 권익현 당시 민정당 사무총장의 발언을 인용해서 쓴 기사를 두고 '박정희·전두환 찬양' 주장을 한 것은 이 전 대표로서 충분히 '모멸'로 인식할 만하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관례상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해 본선을 함께 뛰어 왔다. 이 전 대표도 '원팀 본선'을 위해 최종적으로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 경선 과정에서 앙금이 크게 남아 실제 참여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미지수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5. photo@newsis.com
민주당은 통합 선대위 구성에 착수한 가운데 이 전 대표 측 달래기에 나섰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베' 비유와 관련, "부적절한 비유와 표현이 있었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상처 받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하나가 될 수 있는 민주당이 되도록 저부터도 솔선수범하겠다"며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며, 지방을 돌며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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