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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지지율 박스권 깨고 상승세…행정경험·유연성 주목

등록 2025.01.03 08:47:49수정 2025.01.03 10: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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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팎 머물던 지지율, 8%까지 급상승

기후동행카드, 서울런 등 타 지자체 전수

"자기 확신 없는 대통령, 구상 흐릿해져"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1.0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지지율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차기 대권을 노릴 만한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에 유권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오 시장이 행정 경험과 검증된 역량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느냐'고 물은 결과 오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6%), 홍준표 대구시장(8%)에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나란히 6%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또 동아일보가 12월28~29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은 이재명 대표(39.5%)와 홍준표 시장(8.9%)에 이어 8.7%로 단독 3위였다. 이 조사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8.0%)보다 순위가 높았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2년여간 지지율 정체기를 겪었다.

2022년 6월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을 당시 오 시장은 국내 정치인 중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 받았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지방선거 직후 첫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 여론조사(2022년 6월 둘째주)에서 오 시장은 이재명 대표(15%)에 이어 10%로 전체 2위에 올랐다. 보수 진영 정치인들 중에서도 안철수(6%), 홍준표(5%), 한동훈(4%)을 제쳤을 정도로 오 시장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3개월 뒤인 9월에는 한동훈 전 대표에 추월 당했고 12월에는 홍준표 시장과 안철수 의원보다도 지지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1%와 2%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오 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박스권을 깨고 최고 8%대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오 시장은 선전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1강 체제가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흔들리면서 혼전 양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오 시장이 선두권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해 12월28~29일 양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수 진영 차기 대통령감 적합도 조사에서 오 시장은 유승민 전 의원(10.7%), 홍준표 시장(8.5%), 한동훈 전 대표(8.2%)에 이어 7.6%로 4위에 올랐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5.01.0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에서 오 시장은 13.9%로 홍준표 시장(15.5%), 한동훈 전 대표(15.3%)에 이어 3위였다.

여야를 통틀어 오 시장의 두드러지는 강점은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정치 신인으로서 정책 능력 면에서 미숙함을 숨기지 못했던 윤 대통령과 달리 오 시장은 역대 최초의 4선 서울시장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일하게 하는 복지'를 표방하는 디딤돌소득, 계층 이동 사다리 제공을 위한 교육 사업인 서울런,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미리내집, 재개발·재건축 촉진을 위한 신속통합기획 등 정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60만명이 건강 관리에 활용 중인 손목닥터9988, 320만명이 야외에서 책을 읽은 서울야외도서관, 780만명이 정원을 즐긴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등 역시 흥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세계 6위까지 올랐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4년 만에 1등급을 회복하는 등 공직 기강 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초등 무상급식 주민 투표 사태와 광화문 100m 높이 태극기 등 일부 오점이 있지만 오 시장은 정책 추진력과 성과 면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오 시장은 강한 반대 여론에 직면할 경우 숙고 후 정책을 철회하는 유연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광화문 100m 태극기 건립 계획에 반대 여론이 비등하자 오 시장은 계획을 철회하고 추모 공간을 조성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의대 정원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와 극단적으로 대치하며 결과적으로 의료 대란을 초래한 윤 대통령과는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타 지자체들이 앞 다퉈 서울시 정책을 배우고 있다. 비상계엄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도 타 지자체들이 서울시를 찾아와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협력을 약속했다.

1회 요금 충전으로 30일 동안 서울 대중교통(지하철·버스)과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의 이용 범위가 의정부시와 성남시까지 확대됐다.

그간 서울시는 지난해 3월 김포시, 8월 남양주시·구리시, 9월 인천공항역에 이어 11월30일부터는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이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혔다. 이달 의정부시에 이어 이번에 성남시까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오 시장이 크게 애착을 갖고 있는 기후동행카드는 경쟁 상대였던 K패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1월27일 출시된 기후동행카드는 현재까지 월 기준 70만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5월1일 출시한 K패스 가입자 수는 약 70만명, 실제 이용자 수는 약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2025.01.0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2025.01.01. [email protected]

취약 계층 학생에게 무료로 온라인 강좌와 상담을 제공해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 교육 격차를 줄이는 교육 복지 사업인 서울런 역시 오 시장이 자랑하는 정책이다.

서울런도 타 지자체에 인기가 많다. 지난달 23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서울시청에 찾아와 '서울시-충청북도 우수 정책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같은 달 27일에는 심재국 평창군수가 직접 서울시청을 찾아 '서울시-평창군 서울런 업무협약'에 성명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경험을 국정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 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부산 동서대에서 열린 '2024 한국정치학회 국제학술대회' 특별 대담에서 기획재정부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웬만큼 자기 확신이 없는 지도자가 신임 대통령이 되면 6개월 뒤면 본인의 구상은 다 흐릿해진다. 기재부 공무원을 비롯해서 중앙 부처 공무원들의 보고를 쭉 듣다 보면 대통령이 되기 전에 가졌던 구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또다시 과거에 구사했던 정책 논리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어떤 지도자건 정말 굳은 실천 의지를 가지고 덤빌 때 비로소 그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지 그냥 자기 확신 없는 일종의 종이 위의 마스터플랜만 갖고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면 아마 또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강점이 있는 오 시장이지만 서울시장직을 내려놓고 대선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후 탄핵 추진에 따라 여당을 향한 책임 추궁이 이어지는 불리한 상황에서 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는 것은 자칫 속죄 희생양을 자처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오 시장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고민이 깊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번에 5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한 때에도 중도 하차를 했다"며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히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또 한편 생각을 해보면 4선 서울시장의 소중한 경험, 공인으로서의 경험을 좀 더 큰 단위의 나라에서 써야 된다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두 개의 큰 요구와 책임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참 고민이 깊고 그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말 깊은 고민을 해서 지혜롭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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