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젊었어도 꼬셨을 텐데…" 갑질에 우는 울산 교원들

전교조 울산지부, 2023~2024년 교원 갑질 피해 사례 발표

교원 68명 직·간접적 피해…갑질 대응은 58.5%가 "안해"

노조, 심각한 사안 2건에 대해선 피해 신고서 제출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전교조 울산지부는 18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교사 갑질 피해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6.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 "유치원 원아 모집이 안되는 이유는 교사탓이다"(2023년 울산 A 공립유치원 원감이 교사에게 한 말)
# 서이초 사건 이후 힘들다는 신규 교사의 말에 "서이초 교사보다 힘드냐"(2023년 울산 B 초등학교 관리자가 한 말)
# "내가 10년만 젊었으면 꼬셔 봤을 것"(2023년 울산 C 초등학교 교감의 말)

울산지역 유치원, 초·중·고 교사들이 관리자들로부터 들은 갑질 피해 사례들이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18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2024년 두차례 갑질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교원 68명이 직간접적으로 갑질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먼저 1차 조사는 지난해 12월12일부터 17일까지 전교조 울산지부 소속 조합원 1200여명을 상대로 실시됐으며 이 중 41명이 조사에 응했다.

최근 3년 이내 이른바 갑질 피해를 경험한 교사가 27명으로 65.9%에 달했다. 또 최근 3년 내 주위 교사의 갑질 피해 목격 또는 들은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31명(75.6%)가 '있다'고 응답했다.

갑질 발생시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 24명(58.5%)이 '안 한다'고 답했다.

갑질 대응이 어려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조직에서 튀기 싫어서(14명)'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번만 참으면 될 것 같아서(10명)', '그때는 갑질인지 몰라서(4명)' 순으로 조사됐다.
 
갑질이 발생했을 때 누구와 해결 방법을 논의하냐는 질문에 '동료'가 7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노조(51.2%), 가족(14.6%), 혼자(22%) 순이었다.

갑질에 대한 울산시교육청 대응에 대해서는 불만족(31.7%), 매우 불만족(29.3%), 만족(17.1%), 잘 모르겠다(17.1%) 순을 보여 전반적으로 교육당국의 대응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 피해를 겪은 교원들은 '신고자에 대한 2차 가해 및 불이익 방지 방안 마련'(70.7%)을 가장 필요한 보안책이라고 꼽았다. 이어 가해자 처분수위 강화 (48.8%), 피해자 중심의 조사진행 및 배려(46.3%) 순이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교사 갑질 피해 2차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27명 가운데 최근 3년 이내 갑질 피해 경험이 있는 교원이 15명(55.6%)인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 피해 사례로는 지난 3월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새로 부임하는 담임교사의 출신대학을 당사자가 원치 않는데도 가정통신문에 기재한 일이 있었다. 해당 교사는 수차례 상급자에게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상급자가 삿대질을 하며 교장에게 보고하겠다는 내용으로 갑질을 했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이 밖에 조퇴·외출·병가·연가 등 휴가와 복무에 관한 갑질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울산시교육청이 지난 6년간 갑질피해 신고 건수를 26건이라고 밝힌 것과 전교조 설문 조사 결과가 현저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울산시교육청은 갑질근절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연1회 이상 갑질 근절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돼 있는데 기관별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해뒀다"며 "이번 설문에서 드러났듯이 많은 교사들은 실효성 있는 관리자 대상 갑질 예방교육과 가해자 엄중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날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초등학교 2곳 관리자에 대한 갑질 피해 신고서를 울산시교육청 감사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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