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시의적절 시리즈' 첫 이름 '정끝별'
신간 '시쓰기 딱 좋은 날'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열두 시인의 열두 달 릴레이. 2024년 매월 매일 하나의 이름으로, 365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로 꼭 채워온 시의적절 시리즈가 새해에도 계속된다.
다시 새 마음으로, 새 그릇 새 부대에 가득 채워보는 첫 이름은 정끝별 시인이다.
1월 1일은 ‘첫 일기를 쓰는 날’, 14일은 ‘보름달의 신탁을 듣는 날’, 26일은 ‘낮과 밤을 거꾸로 사는 날’…… 하루를 열기 전 시인이 이름한 ‘오늘’의 별명들 있으니, 가만 입안에 굴려보는 일도 매일의 재미이자 의미다. 시인을 따라 딸기를, 매생이굴국을, 제철 음식들 먹어도 좋고 밀린 대청소나 ‘혼술’을 해도, 새 일기장을 꺼내와도 좋겠다. 매일이 새날인 것은 새하얀 설원이며 백지 위에서도 오늘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 덕분이라는 것, 하루를 호명하고 꼭꼭 새겨 기록함으로써 ‘시’라는 틈을 여는 일이라는 것.
시인의 말대로 상자에서 상자로 이주하는 것이 우리 운명이자 삶이라면, 시인이 건네는 새 상자의 이름은 분명 ‘1월’이겠다.
1월 1일부터 31일까지, 어떤 날은 고드름처럼 투명한 시로, 어느 날은 눈송이처럼 포근한 산문으로 서른한 편을 채웠다. 하루에 한 꼭지씩 따라 읽으며 시인의 여정을 함께 해본다.
어차피 봄은 오고 또 오는 것이라서
그 봄에 의지해 철이 들고 기어이 끝을 보기도 하는 것이라서
봄꽃을 위해 겨울을 나는 저 앙상한 겨울나무가 지나간다. 흰 눈을 기다리는 저 허허벌판이 지나간다. 구름과 비와 눈과 바람과 새들이 지나가도록 배경이 되어주는 저 하늘도 지나가고, 낙타에게 길을 내주는 허구한 날의 사막마저도 지나간다. 지나가니 지나간다."(1월 8일 「지나가고 지나가는」,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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