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2025년 새해 '시의적절 시리즈' 첫 이름 '정끝별'

등록 2025.01.01 07:00:00수정 2025.01.01 09:0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신간 '시쓰기 딱 좋은 날'

2025년 새해 '시의적절 시리즈' 첫 이름 '정끝별'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열두 시인의 열두 달 릴레이. 2024년 매월 매일 하나의 이름으로, 365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로 꼭 채워온 시의적절 시리즈가 새해에도 계속된다.

다시 새 마음으로, 새 그릇 새 부대에 가득 채워보는 첫 이름은 정끝별 시인이다.

1월 1일은 ‘첫 일기를 쓰는 날’, 14일은 ‘보름달의 신탁을 듣는 날’, 26일은 ‘낮과 밤을 거꾸로 사는 날’…… 하루를 열기 전 시인이 이름한 ‘오늘’의 별명들 있으니, 가만 입안에 굴려보는 일도 매일의 재미이자 의미다. 시인을 따라 딸기를, 매생이굴국을, 제철 음식들 먹어도 좋고 밀린 대청소나 ‘혼술’을 해도, 새 일기장을 꺼내와도 좋겠다. 매일이 새날인 것은 새하얀 설원이며 백지 위에서도 오늘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 덕분이라는 것, 하루를 호명하고 꼭꼭 새겨 기록함으로써 ‘시’라는 틈을 여는 일이라는 것.

시인의 말대로 상자에서 상자로 이주하는 것이 우리 운명이자 삶이라면, 시인이 건네는 새 상자의 이름은 분명 ‘1월’이겠다.

1월 1일부터 31일까지, 어떤 날은 고드름처럼 투명한 시로, 어느 날은 눈송이처럼 포근한 산문으로 서른한 편을 채웠다. 하루에 한 꼭지씩 따라 읽으며 시인의 여정을 함께 해본다.
 
"마음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지금을 떠난 마음은 사라져버리기 일쑤고, 지금 마음이 과거와 미래를 잰다. 지금 불편한 마음을 지우거나 지금 마음에 이롭게 각색해 지금 마음에 담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소스라친 적 있다. 망각하기 위해 애써 마음을 버리고, 불완전한 지금을 메꾸기 위해 부러 또 뭔가를 마음에 담곤 한다. 그러니 지금을 따르는 마음이란 얼마나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것인지.

어차피 봄은 오고 또 오는 것이라서

그 봄에 의지해 철이 들고 기어이 끝을 보기도 하는 것이라서

봄꽃을 위해 겨울을 나는 저 앙상한 겨울나무가 지나간다. 흰 눈을 기다리는 저 허허벌판이 지나간다. 구름과 비와 눈과 바람과 새들이 지나가도록 배경이 되어주는 저 하늘도 지나가고, 낙타에게 길을 내주는 허구한 날의 사막마저도 지나간다. 지나가니 지나간다."(1월 8일 「지나가고 지나가는」, 52쪽)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