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대미 무역 흑자, 트럼프 청구서 부메랑…高관세 보복 대비해야
대미 수출 1278억 달러 전년比 10.5% 증가…자동차·반도체 호조
미국 무역 적자국 8위 수준에 보편관세 부과 등 압력 심화 우려
[피닉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12.23.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가 557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미국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출범을 앞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對)미 무역수지 흑자국을 대상으로 고관세 보복을 감행할 수 있어서다.
산업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대미 수출이 9.3~13.1%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외교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대미 무역수지 관리를 위한 정책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10.5% 증가한 1278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2018년 727억 달러를 올린 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를 필두로 일반기계, 반도체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342억 달러로 전년대비 8%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대미 수출의 26.76%에 달한다.
일반기계는 전년대비 4% 늘어난 149억 달러, 반도체는 전년대비 123% 늘어난 103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체 대미 수출액 대비론 각각 11.65%, 8.06%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무역적자국 상위권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2022년 처음으로 대미 무역적자국 9위에 이름을 올린 이후 2023년 8위로 한단계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8위 수준이면 후보 시절부터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무역 흑자국을 겨냥한 보호무역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속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1.4% 증가하며 14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며 무역수지 역시 18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중론은 중국에 6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제외한 미국의 수입상대국에 10~20% 수준의 보편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미간 교역구조에 대한 조정 압력이 올 초부터 심화될 수 있다고 모아진다.
먼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대미 수출은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트럼프 보편관세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나라 대미 수출 감소는 9.3~13.1% 수준으로 예상했다.
전체 대미 수출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10%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가 7.7% 가량 나타날 수 있고 제조 공장이 위치한 멕시코·캐나다에 25%, 한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13.6%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도 수출 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어떤 수준의 보편관세가 부과되는 지 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보다 4.7%에서 8.3% 수준의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출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는 0.34~0.46%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는데 최저 7조9000억원, 최대 10조6000억원 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도 함께 내놨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한미간 산업 공급망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등 다양한 경로을 통해 우리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하거나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분야에 있어 협력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편관세 효과가 관세장벽으로 인한 수출 감소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해외진출방식을 대체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효과가 커질 수 있다"며 "관세 리스크에 환율 변동성이 커지거나 교역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12.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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