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장애가 불편에 가까운 말일 수는 없을까? 누구든 팔이나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꼭 다쳐야만 그런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되면 걸음은 현저히 느려지고 기억력도 흐려진다. 그러나 이런 약간의 불편은 살아가며 생길 수 있는 일로 여길 뿐, 장애로 생각하지 않는다. 장애도 그렇게 생각하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수 없을까?"(21쪽)
이 책은 뇌병변 장애를 지닌 정영민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다. 첫 책 '애틋한 사물들'에서 사물을 통한 자전적 성장통을 함축적인 문장으로 담아 냈다면,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는 이 사회에서 평범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스스로의 경험과 생각을 담았다.
상세히 기록될 수 없는 불편 온 인생과 목숨을 걸고 하는 이동권 투쟁이 비장애인에게는 번거로운 민폐로 다가온다는 사실에서 이 사회가 교통약자의 이동권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지 다시금 절감한다. 내가 대중교통을 능숙히 타려 노력하는 동안 그들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외쳤다. 이들의 투쟁 덕분에 내 이동권에도 안전바가 하나둘씩 생기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투쟁의 역사가 없었다면, 교통법이 개정되었을까? 내가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사님이 기다려 주었을까?(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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