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랭질환자 30% 가량 줄었지만…한파에 "고령층 주의"
24-25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
지난 겨울보다 47명 줄어…추정 사망자 수는 비슷
"날씨·정부 예방활동에 따라 숫자 오르락 내리락"
고령층 피해 집중…65세 이상 환자, 전체의 57%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5도로 떨어져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4.1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이번 겨울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으로 응급실 진료를 받은 사람이 지난 겨울 대비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질병관리청의 2024-2025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 동안 한랭질환자는 총 120명 발생했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해당한다.
120명 중 105명(87.5%)는 저체온증으로 진단됐고 동상은 13명(10.8%), 기타 질환은 2명(1.7%)으로 나타났다.
한랭 질환 발생 시간은 이른 아침인 오전 6시~9시가 20.8%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오전 9시~12시(15.8%), 낮 12시~3시 및 오후 6시~9시(각각 12.5%)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길가 26.7%, 집 19.2%, 주거지 주변 15.8% 순으로 많았다.
이번 절기 한랭질환자 수는 2023-2024 절기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167명보다 47명(28%) 적다. 사망자는 이번 절기 4명, 지난 절기 3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한랭질환자 발생 규모는 기온 등 날씨나 정부·지자체의 안전사고 예방 활동 등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날씨와 관련해 환자 발생이 늘거나 줄어든 이유를 콕 집어 설명하긴 어렵다. 대체로 추운 날 한랭질환자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추위가 계속 이어지면 그 수가 다시 감소하는 등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아주 추우면 밖으로 안 나가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애매하게 추우면 활동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서 단언해서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 기온은 1.8도로 30년 간 평년 기온(1.1도)보다 높았으나, 2023년(2.4도)과 견주면 오히려 낮았다. 12월 평균만 따지면 큰 차이는 아니더라도 이번 겨울이 지난번보다 더 추운 셈이다.
한랭질환 피해는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2일까지 발생한 한랭질환자 중 65세 이상이 57.5%로 집계됐고 특히 80세 이상은 전체의 31.7%를 차지하는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한랭질환자가 많았다.
질병청은 "노인은 자율신경계 기능이나 혈관의 방어기전이 저하돼 한랭질환에 취약하다"며 "동절기 이른 아침에 무리한 신체 활동을 할 경우에는 혈압이 상승하거나 심뇌혈관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령자 사망 사례를 보면 기존에 대사질환을 갖고 있었거나 옷을 얇게 입고 집 밖으로 나온 뒤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주말엔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지만 다음 주 중반부터는 아침 기온이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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