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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영장 집행 불발된 다음날…숨 고르는 공수처

등록 2025.01.04 16:46:48수정 2025.01.04 16: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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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하지 않은 오동운 처장

청사 주위에 배치된 경찰도 없어

최상목에 협조 요청 공문 보낼듯

이르면 내일 재집행 시기 결론나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한 가운데 지난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이대환 부장검사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5.01.03. bjko@newsiscom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한 가운데 지난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이대환 부장검사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5.01.03. bjko@newsiscom


[과천=뉴시스]김래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다음날인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는 고요하지만 신중하게 재집행 일자를 가늠하는 기류가 포착됐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가 시작된 후 주말에도 출근해 왔지만, 이날은 아직 공수처 청사에 오지 않았다. 그의 관용차가 들어가는 청사 후문에는 전날 체포영장 집행에 동원됐던 공수처 차량들만 줄지어 서 있다.

오후 늦게 출근한 이재승 공수처 차장과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를 비롯한 일부 수사팀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부과천종합청사 일대에 경찰 경력들이 배치됐던 전날과 달리 과천청사관리소 소속 직원들 외에는 경호 인력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수처는 전날 공조 관계에 있는 경찰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5시간30여분만에 포기 선언을 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공수처 측 설명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 등은 총 3차례에 걸친 저지선을 형성했다. 버스와 승용차, 대통령 경호처 직원 등으로 형성된 벽을 뚫고 마지막 관문인 한남동 대통령 관저 200m 앞까지 도착했지만, 그 이상은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이대환 부장검사 등 공수처 검사 3명이 대통령 경호처 등과 협의한 끝에 관저 앞 철문까지 가서 만난 윤 대통령 측 김홍일·윤갑근 변호사는 수사권 문제 등을 이유로 체포영장 집행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이날 뉴시스에 "여러가지를 고려해 절차를 진행할 거다"며 "우선 적법 절차 내로 모든 게 수렴되도록 논의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결국 체포영장 집행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계속돼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철수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영장 집행을 막는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 처분을 둘러싼 공수처와 경찰 입장차가 표출되기도 했다. 경찰은 현행범 체포를 주장한 반면, 공수처는 현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대통령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계속 막아선다면 재집행에 나서더라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전자 공문을 보낼 방침이다.

다만 공수처는 지난 1일에도 최 권한대행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에게 영장 집행에 대통령 경호처 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지만, 정 실장만 '비서실에는 해당 권한이 없다'는 내용의 회신을 해 왔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날 저녁 회의 등에서 재집행 시기를 논의해 이르면 오는 5일 결론을 내고 실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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