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팀킴' 떴다③]'인재 유출 심각'…의정부 컬링 실업팀 창단 절실
경기도 내 9개 컬링팀 모두 의정부에
인재 서울·경북·강릉·춘천 등으로 유출
21일 오전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남자컬링 국가대표 경기도컬링연맹이 강원도 강릉에서 열리는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형, 서민국, 정영석, 박세원, 김정민 선수. 2021.06.21
의정부 내 초·중·고교에서 성장한 컬링 인재들이 정작 지역 실업팀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22일 경기도컬링연맹 등에 따르면 도내 컬링팀은 총 9개(초등 2개, 중등 3개, 고등 2개, 일반 2개)로 전부 의정부시에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 2018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의정부컬링장을 개장하는 등 컬링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힘쓰며 경북 의성에 이어 컬링 메카로 자리 잡았다.
의정부 지역 컬링팀 선수들의 실력도 전국 최고 수준을 입증하고 있다.
의정부고등학교 선·후배 출신으로 구성된 남자컬링팀 경기도컬링연맹은 비실업팀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들은 또 지난 4월 2021 세계남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세계 2위의 컬링 강국인 캐나다를 상대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며 의정부 컬링의 저력을 보여줬다.
여자 컬링 명문으로 유명한 의정부 송현고등학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팀 킴' 멤버로 은메달을 획득한 김초희와 2021 컬링 그랜드 슬램 험프티스 챔피언스컵에서 세계 1위 스웨덴을 이긴 김민지를 배출하기도 했다.
남자컬링 국가대표 경기도컬링연맹 박세원, 김정민 선수가 2021 세계남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실업팀은 소속 선수에게 정기 월급을 주고 훈련과 각종 장비 등을 지원하며 우수한 지역 선수들을 꾸준히 육성한다.
실업팀 선수들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데, 의정부에는 이런 실업팀이 전무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정부 컬링 인재들이 서울·경북·강릉·춘천 등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경기도컬링연맹 소속이었던 김산 선수는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이를 포기하고 서울시청에 입단했고, 김승민도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전임지도자로 취업했다.
의정부 송현고등학교 출신인 김초희는 경북체육회에 이어 현재 강릉시청에 소속돼 있으며, 김민지도 춘천시청 소속이다.
선수들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의정부 지역 컬링 실업팀 창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컬링연맹 정영석 선수는 "국가대표 자리가 영광스럽다고 해도 고정적인 연봉이 나오는 실업팀은 누구라도 포기하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는 선수도 마음이 안 좋고, 남아 있는 선수도 섭섭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게 냉혹한 현실"이라며 "컬링 선수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업팀 창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컬링계에서도 의정부시에 도내 모든 컬링팀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실업팀이 전무하다 점은 아쉽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종길 경기도컬링연맹 회장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의정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면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선수들의 암울한 현실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하는 것이 경기도컬링연맹의 최우선 과제"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의정부에는 국제경기가 가능한 초대형 컬링장이 있고, 지역 컬링 인재들이 가시밭길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실업팀이 없어 타 지역으로 선수들을 빼앗기고 있다"며 "하루빨리 실업팀이 창단돼 선수 유출을 막고, 컬링이 의정부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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