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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서 눈도장 '박진아 회화', 국제갤러리가 키운다

등록 2021.08.07 0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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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부산점서 '휴먼라이트' 첫 개인전

일상 장면 사진으로 포착 유화로 재구성

[서울=뉴시스] 박진아, 포장, 2021,Oil on linen 140 x 14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서울=뉴시스] 박진아, 포장, 2021,Oil on linen 140 x 14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딱 그림이다. '뭉크의 그림'처럼 붓질의 묘한 기운이 흐르는, 요즘 그림이 아닌 옛날 그림같아 보이기도 한다. '사진같은 매끈한 그림'에 한참 취했었다는 한 컬렉터가 이 그림을 보고 한 말이 인상적이다. "뭔가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화가 박진아. 그의 그림이 컬렉터들의 눈에 들어온 건 지난 5월 열린 '아트부산'에서 였다. 국제갤러리가 세계 유명 작가 작품들속에 끼어 전시한 그림은 '누구냐'며 주목됐고 단박에 팔려나갔다. '국제갤러리 아우라'라는 덕도 있지만, '국제갤러리 안목'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신선한 그림'에 젊은 작가로 보였지만 알고보니 40대 후반의 중견 작가다.
  
'아트부산'에서 간을 본 국제갤러리는 박진아 개인전을 부산점에서 개최한다. 6일 개막한 전시는 '휴먼라이트(Human Lights)'를 주제로 17점을 선보인다.

박진아 그림은 스냅 사진의 편곡이다. 우리의 일상 속 장면들을 포착한 후 이를 재구성해 캔버스에 옮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시 설치 현장의 다양한 움직임, 공연 무대의 준비모습, 밤 시간이 품은 다채로운 표정 등을 포착한 사진을 다시 그려낸다.

이번 전시 '휴먼라이트'에 나온 작품도 카메라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며 자신의 회화적 재능을 발휘했다. 국제갤러리와 첫 전시인 이번 개인전에 작가는 '그림은 환상'이 아닌 '일상의 환기'라는 것을 증명한다. "의도적인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 동작을 그리고 싶다"는 작가는 타인의 시선에 무감한 채로 자신의 행동에 집중하는 순간의 시공간을 품는다. 
[서울=뉴시스] 박진아, '문탠 04', 2007,Oil on canvas 130 x 180 cm Private Collection,사진: 김상태,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

[서울=뉴시스] 박진아, '문탠 04', 2007,Oil on canvas 130 x 180 cm Private Collection,사진: 김상태,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


신작을 위주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첫 작품은 오랜 구작인 2007 년도 '문탠04' 작품으로 시작한다. ‘월광욕’이라 번역할 수 있는 '문탠'은 젊은 어느 날 ‘달빛 좀 쬐러 가자’는 친구의제안에 따라 시작되었던 한밤의 공원 나들이를 그린 연작이다. 달빛을 즐기는 밤의 활동 풍경이지만 정작화폭 안에서는 자연의 달빛보다 인공의 카메라 플래시 효과가 두드러진다.

작품 속 장면은 마치 컴컴한 연극 무대 위배우의 모습처럼 드라마틱한데, 배우들을 따라 한밤중 피크닉 장면으로 들어가다 보면 그 배경으로 기능하는 납작한 하늘, 즉 작가가 여러 겹의 붓질로 쌓아 올린 색면으로 시선이 향한다.

 카메라의 효과와 인공 조명을 이용해, 작가는 도리어 실제적 재현의 굴레에서 벗어나 회화적 표현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6일 박진아 개인전이 개막했다.

[서울=뉴시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6일 박진아 개인전이 개막했다.


‘회화는 이미지이자 물질’이라고 간결하게 회화를 규정하는 작가는 회화의 고유한 물질성에 집중한다.

무심코 지나칠 뻔한 찰나의 순간을 물감의 물질성과 붓질의 시간성을 입힌 것. 한 인물이 여러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한 인물이 한 작품에 여러 번 등장하기도 하는 등 여러 장의 사진을 조합해 하나의 구도로 만들어 담는 박진아의 그림은 시차가 있는 사진들을 자신만의 회화적, 화가적 시점으로 재조합한 결과물이다.

시각적 강렬함과 체험적 몰입감이 강렬한 '메타버스' 시대속에 전통적인 유화로 묵직하게 그려낸 박진아의그림이 시험대에 섰다. 21세기 관객에 통하느냐, 통과하느냐..물론 '죽은 그림도 살린다'는 국제갤러리의 연출력은 이번 전시에도 한몫하고 있다. 9월12일까지.

[서울=뉴시스] 박진아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9월12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 박진아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9월12일까지 열린다.


화가 박진아는 누구

[서울=뉴시스] 박진아 작가.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2021.8.0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아 작가.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email protected]

박진아(1974)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런던 첼시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합정지구에서 열린 '사람들이 조명 아래 모여 있다'(2018), 교보아트스페이스 '백스테이지'(2018), 하이트컬렉션 '네온 그레이 터미널'(2014), 성곡미술관 '스냅라이프성곡 내일의 작가'(2010)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2010년 에르메스 미술상
 최종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여러 주요기관이 소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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