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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정부 체제 초읽기]①기시다·고노·이시바 등 '포스트 스가' 전쟁 시작

등록 2021.09.03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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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스가와 '삼파전' 기시다·이시바 주목

여론조사 '1위'…고노 개혁상도 출마 검토

[도쿄=AP/뉴시스] 지난해 9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섰으나 당시에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밀려 패매했다. 2021.09.03.

[도쿄=AP/뉴시스] 지난해 9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섰으나 당시에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밀려 패매했다. 2021.09.0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차기 총리인 '포스트 스가'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스가와 삼파전 벌인 기시다·이시바 주목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3일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1시가 넘은 시각 총리 관저 앞에서 기자들에게 "아까 열린 자민당 임원회의에서 나는 코로나19 대책에 전념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자민당 총재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표명했다.

이에 그는 오는 30일 총재 임기 만료 후 사임 수순을 밟게 됐다.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총재 선거 출마를 표명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스가 총리 퇴임 표명에 대해 상황을 확인한 후 다시 입장을 말하겠다면서도 "총재 선거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여론의 코로나19 대응 불만 등으로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떠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니카이파(47명) 수장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최대 파벌 호소다(細田)파(96명)에 영향력을 가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제2 파벌인 아소(麻生)파(53명)의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지지를 받았다.

국회의원표와 당원표로 총재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스가 총리는 사실상 선거 우위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는 스가 총리와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양자 대결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낮은 내각 지지율에 자민당 내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스가 총리가 3일 출마를 포기했다.

기시다파(47명) 수장인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기시다파 이외에 다른 파벌의 지지를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2015년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을 역임하며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끌었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의의에 대해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이 문제(위안부 문제)에 대해 해결하겠다고 양국에서 확인한 것, 그리고 이후 국제무대에서 상호 비난을 그만두기로 확인한 점에서 의의가 컸다"고 평가하며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이행하고 있다. 한국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고 감염증 위기관리를 일원적으로 담당하는 '건강위기관리청(가칭)'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담당 각료를 두겠다고 밝혔다.

스가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점을 의식한 모습이다. 강한 지위 아래 병상 확보, 감염 억제에 임하겠다는 생각이다.

경제 정책에서는 소득 분배를 핵심으로 내걸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경제 성장에 맞추어 격차 문제에 눈을 돌려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진한 배분으로 중산층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가 내세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0)' 정책은 유지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 이외에도 유력한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를 표명할 전망이다.
[도쿄=AP/뉴시스]지난해 9월 8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자민당 총재 후보 입회 연설회가 열려 3명의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당시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이때 스가 총리가 승리하면서 총리 자리에 올랐다. 2021.09.03.

[도쿄=AP/뉴시스]지난해 9월 8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자민당 총재 후보 입회 연설회가 열려 3명의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당시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이때 스가 총리가 승리하면서 총리 자리에 올랐다. 2021.09.03.

스가 총리 불출마 선언 전까지 출마 의향을 보이지 않았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스가 총리, 기시다 전 정조회장과 삼파전을 벌인 인물이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국회 내에서 기자들에게 스가 총리 불출마 표명에 "완전히 새로운 전개가 됐다. 동지들과 상담하며 적합한 때에 결론을 내겠다"고 출마 생각을 내비쳤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비판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국회의원보다는 지방의 당원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 작년 총재 선거에서는 보수층의 지지가 두터웠던 아베 전 총리와 차별화를 노려 다양성에도 관대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에도 기존 집권층에 대한 비판적인 전략과 정책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여론 인기 '1위', 고노 개혁상 출마 검토

여론의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은 출마 의향을 굳혔다고 민영 TBS 뉴스가 3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담당인 그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에 대해 "우선은 백신 접종, 지금 일을 제대로 하겠다"고만 밝혀왔다. 하지만 여론의 지지가 높은 만큼 출마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TBS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위해 필요한 추천인 20명 명단 작성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에는 자신이 소속한 아소파 수장인 아소 부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일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다'는 정치이념이 담긴 저서를 발표하는 등 총리가 되기위한 길을 밟아오던 차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사람’으로 고노 개혁상이 1위를 차지했다. 16%의 지지를 얻었다. 2위는 이시바 전 간사장으로 16%였으나 소수점으로 따졌을 때 고노 개혁상에게 뒤쳐졌다.
[도쿄=AP/뉴시스] 지난 2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백신 담당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1.09.03.

[도쿄=AP/뉴시스] 지난 2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백신 담당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1.09.03.


고노 개혁상은 지난해 총재 선거에도 나설 의향이었으나, 그가 속한 아소파의 아소 부총리가 스가 총리를 지지하며, 그에게 출마 보류를 요구해 좌절했다. 이번에는 아소 부총리의 지지를 받으며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河野)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와 결이 다른 대한 강경파다.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내며 한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보여줬다. 지난 2019년 7월 19일에는 당시 남관표 주일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말을 끊고 "무례하다"고 발언해 '결례 외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등 출마 의향을 나타냈던 여러 후보들이 앞다투어 입후보할 전망이다.

일본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 자리에 오른다.

따라서 총리를 결정하는 이번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17일 고시, 29일 투·개표 한다. 당 소속 국회의원 1명당 1표씩 주어지는 383표와 전국 당원·당우 투표로 배분이 결정되는 '당원표' 383표 등 총 766표로 치러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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