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도 못 돌려받는데…의대생 집단유급 사태 임박
이주호, 의대협 측에 대화 요청했지만 결국 회신 없어
의대협 "휴학,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법적 대응 검토"
한림대 의대 본과 1학년생들 유급 처분 직전까지 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정부의 공식 대화 응답 시한을 하루 앞두고 다시금 무더기로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집단 허가가 이뤄지면 절차를 점검하겠다고 대학에 경고했다. 사진은 1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의 텅 빈 강의실 모습. 2024.03.13. [email protected]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1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답신 시한인 전날(13일) 오후 6시까지도 의대협 측 회신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대학을 통해 확보한 의대협 공동 비대위원장의 연락처가 전임자 A씨의 것이었으며, A씨는 교육부의 메시지와 연락처를 현직 비대위원장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까지 3명의 현직 비대위원장들과 A씨 모두에게 회신은 없었다.
의대협은 전날 "여태껏 학생들의 목소리와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던 교육부가 학사 일정과 학생들의 학적 변동이 임박하자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은 휴학과 유급을 불사해서라도 이번 정책에 반대하고자 결심한 학생들의 의지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행태"라며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과 학칙으로 보장된 학생들의 자유와 권리를 강제로 억압한다면 이는 자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법률 검토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대생들 간 대화가 무산되면서 단체 휴학 및 수업거부 사태 해결도 어려워지게 됐다.
이미 한림대 등 일부 의대생들은 유급 처분 직전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림대에 따르면 개강 이후 수업 거부를 이어가던 의대 본과 1학년 학생들은 지난주 해부학 교수로부터 수업일수 미달로 유급될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한림대 학칙에 따라 3주 이상 결석하면 출석 미달로 F학점 처리된다. 의대는 유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수강 과목 중 하나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분된다.
해당 강의는 지난 1월 19일 개강했고 학생들의 결석일수가 3주에 달했을 시점에 문자가 전송됐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 한림대 의대생들의 유급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한림대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유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림대 외에 서울대, 한양대 등도 수업을 시작한 상태라 장기간 결석하는 의대생들이 있을 경우 유급 위기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양대 관계자는 "개강 이후 결석하는 학생들이 있는지는 파악이 어렵다"며 "유급될 우려가 있는 학생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대생들의 집단유급 우려가 현실화하자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유급보다 휴학이 낫다'며 의대생들이 제출한 휴학계를 승인해주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등록금이 전액 반환되는 휴학과 달리 유급은 단 한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의대생들의 한 학기당 등록금은 통상 500만원을 웃돈다.
지금까지는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에 맞지 않다며 의대생들의 휴학이 허가되지 못하도록 대학들을 압박하고 있는데, 의대 교수들이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셈이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을 승인하면 대학 측에 시정명령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학교가 수업, 학사 등의 사항에 대해 관계 법령이나 명령 등을 위반할 경우 교육부 장관은 이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이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해당 행위를 취소할 수 있으며 그 학교의 학생 정원 감축, 학과 폐지, 학생 모집 정지 등의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맹휴학을 승인하면 (승인 결정 과정을) 점검할 수 있다고 대학 측에 공문까지 나간 상황"이라며 "점검해서 시정을 요구하고 행정 조치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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