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곁 돌아오면 대화"…의정 대치 장기화 가능성만 ↑
"증원 규모 등 조건 없이 속히 돌아오라"
의대 교수 사직 시 각종 조치·명령 검토
공보의 파견 1개월…다음주 200명 추가
이달 말 전공의 첫 면허정지 나올 전망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3.13. [email protected]
정부는 대화를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환자들 곁으로 돌아온 후 가능하다는 입장을, 조만간 집단사직 여부를 정하기로 한 의대 교수들에게도 진료유지명령 등을 동원해 강경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 등은 가처분신청 및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1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의사들이 본분에 맞게 환자들을 진료하는 현장에 돌아와야만 지역·필수의료 강화와 관련한 모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연기나 규모 축소 등을 전제한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는 수치를 원점 재검토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현 상황에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리하게 추진한 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는 것"이라며 "더 이상 실효성도 없는 미봉책 남발을 중단하고, 정책의 원점 재검토를 전제로 한 대화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정부에 내건 7대 요구안에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가 포함돼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정 짓지 말고 의협과 여·야, 국민대표, 전공의, 교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자"고 나름의 중재안을 내놨지만 복지부는 단칼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복지부 장·차관은 전공의, 의대 교수들을 만나며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지는 해당 의료인들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개되는 경우 의료인들 그룹에서 따돌림 등 민감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현 사태의 키(key)를 쥐고 있는 대세 그룹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고 있는 12일 대구의 한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4.03.12. [email protected]
오는 15일을 기점으로 집단사직을 곧 결의하겠다고 밝힌 의대 교수들에 대해서도 "환자를 등지겠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재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제자들의 불이익은 사직의 이유가 될 수 없고 환자들을 우선할 것을 강조했다.
대학병원의 진료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보의 158명의 파견기간을 1개월로 잡은 점, 다음주 중 200명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미 장기화를 대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특히 오는 25일 이후에는 이탈 전공의 중 3개월 면허정지 의견개진 기간이 종료돼 실제 처분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처분 이후 전공의들이 얼마나 동요하는지 여부가 양측의 대치 상황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처분 이전에 복귀하면 정상참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의대 교수들에 대해서도 정부는 진료 현장을 떠나는 등 집단행동을 보일 경우에도 전공의 등과 마찬가지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며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박2차관은 "교수들이 사직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도 "(의대 교수도) 의료인의 신분이고 의료법 적용을 받는 만큼 각종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러 조치나 명령 등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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