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부활?"…은행주 초강세 이유는
'밸류업 기대감'에 은행株 초강세
KB금융, 네이버 제치고 시총 10위 올라
외인·기관 매수세 꾸준히 유입
다음달 밸류업 가이드라인 최종 발표를 앞둔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저평가 매력과 주주환원 정책(자사주 매입·배당금 확대)을 이행하는 은행주가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은 꾸준히 은행주 매수에 나서며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3800원(5.14%) 오른 7만7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월1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7만8600원)까지는 불과 1% 남짓 남았다. 이번 주가 급등으로 KB금융은 네이버를 제치고 시가총액 10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KB금융 뿐 아니라 한국금융지주(4.70%), 하나금융지주(4.30%), 신한지주(2.27%), 우리금융지주(2.18%) 등 다른 은행주들의 주가도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은행주들의 주가 강세는 다음달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최종 발표를 앞두고 수혜 기대감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 업종은 앞서 지난 2일 진행된 밸류업 프로그램 2차 세미나에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된 바 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밸류업 2차안이 발표된 직후 이달 3일부터 전날까지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8일 하루 동안 KB금융(225억원), 우리금융지주(146억원), 신한지주(111억원), 한국금융지주(65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같은날 기관도 KB금융(105억원), 하나금융지주(106억원)을 사들였다.
매수세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들에 대한 저평가 매력은 여전히 부각되고 있다. 국내 주요 10개 은행들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7일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6배, PER(주가수익비율)은 5.91배로 보험 업종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4.78%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높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추구하는 정부 밸류업 정책에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가이드라인은 장기적으로 주주환원이 강화되는 기반을 마련하는 첫 걸음"이라며 "은행주는 장기적으로 수익성 제고를 바탕으로 배당성향 상승과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세제 혜택보다는 자본비율에 대한 감독 당국의 스탠스가 더 중요하다"며 "매우 양호한 실적과 외국인 매수세, 우호적 금리 등의 요인으로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은행주의 주가가 이달 10일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낮은 브릿지론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브릿지론 비중이 큰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며, 이에 2분기 금융지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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