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공격
유엔군 초소 발포 차량·통신장비 파괴, 2명 부상
유엔 "국제인도주의법 심각한 위반" 비난
이탈리아 "어떤 군사적 이유로도 정당화 안돼"
이스라엘 유엔대사 "북쪽으로 5km 옮겨라"
[마르카바=AP/뉴시스]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주둔한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의 기지. 이스라엘군이 10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나쿠라 지역의 UNIFIL 초소를 공격해 유엔군 병사 2명이 부상하고 통신장비와 차량이 파괴됐다. 2024.10.1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군이 10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유엔평화유지군에 발포해 2명에 부상을 입히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촉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유엔군은 이스라엘 병사들이 유엔군 병사들이 머무르는 초소 입구를 향해 발포해 차량과 통신장비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성명에서 “평화유지군에 대한 의도적 공격은 국제 인도주의법의 심각한 위반”이라며 공격을 비난했다.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은 레바논 나쿠라의 평화유지군 사령부 관측 초소를 한 탱크가 직접 공격해 인도네시아 병사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UNIFIL 초소 주변 지역을 포함한 레바논 남부 민간인 지역 안에서 활동한다”면서 나쿠라 지역 UNIFIL 인근의 이스라엘군이 유엔군에 “보호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한 뒤 “그 지역을 향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UNIFIL은 1978년부터 레바논에 주둔해 왔으며 50개국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120km에 달하는 블루 라인을 경비해왔다. 블루 라인은 이스라엘이 2000년 레바논에서 철수한 뒤 실질적 국경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평화유지군은 무장을 한 상태이나 전반적으로 옵서버 역할을 하며 평화유지군과 민간인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한 무력 사용이 제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평화유지군이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 무기를 비축하고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분쟁이 악화함에 따라 레바논 남부 유엔 평화유지군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기관총과 탱크 공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유엔 당국자들이 밝힌다.
이스라엘군의 10일 공격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평화유지군에 파병한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비난했다.
귀도 그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공격행위가 “국제법규범의 매우 심각한 위반으로 어떤 군사적 이유로도 정당화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UNIFIL에 가장 많이 파병한 국가 중 하나다.
프랑스 외교부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스라엘 당국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평화유지군 보호는 모든 분쟁 당사국의 의무”라면서 “모든 당사자들이 이 의무를 존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니 다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성명에서 “블루 라인 지역의 상황이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취약하다”면서 “전투가 치열해지는데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이 북쪽으로 5km 이동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잔류할 의도가 전혀 없지만” 헤즈볼라를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몰아내 이스라엘 주민 7만 명이 복귀하는데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란 하크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이스라엘 대사의 평화유지군 이동 요청에 대해 “평화유지군의 안전과 보안을 계속 평가하겠지만 그들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현재로선 현재의 위치에 머물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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