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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암 절제하면 끝?…"기능보존·재건수술도 중요"

등록 2025.03.18 05:01:00수정 2025.03.18 0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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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부위 광범위해 초기 증상도 다양

쉰목소리 오래가 이물감 등 의심 증상

암 제거·기능보존 등 맞춤형 치료 중요


[서울=뉴시스] 먹고 말하고 숨 쉬는 입·코·목·혀 등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암을 제거하면서도 기능까지 보존해야 해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 확률도 높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사진= 고려대안산병원 제공) 2025.03.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먹고 말하고 숨 쉬는 입·코·목·혀 등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암을 제거하면서도 기능까지 보존해야 해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 확률도 높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사진= 고려대안산병원 제공) 2025.03.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먹고 말하고 숨 쉬는 입·코·목·혀 등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암을 제거하면서도 기능까지 보존해야 해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 확률도 높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두경부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구강에 생기는 구강암, 목구멍에 생기는 인두암과 후두암, 식도 입구에 해당하는 하인두암, 코 주변에 발생하는 부비동암·비강암, 귀밑과 턱밑에 생기는 침샘암 등으로 구분된다.



발생 부위가 광범위한 만큼 초기 증상도 다양하다. 구강암은 입술, 잇몸, 혀 등에 단단한 덩어리가 생기거나 오래 지속되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구강암 중 가장 흔한 설암은 혀에 궤양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귀 주변이나 턱 아래에서 혹이 만져진다면 침샘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비인두암은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코막힘,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후두암의 경우 쉰 목소리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차 심해진다. 만약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고, 목에 이물감이 들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의 주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 권순영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12~15배 정도 높아지고 흡연과 음주를 함께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성관계 등을 통해 전파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로 인한 두경부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구인두암의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특히 편도나 혀뿌리, 연구개 등에 발생하는 인두암의 경우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검출 비율이 50%에서 많게는 80%까지 나타나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구인두암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암이 진행되면 치료 범위가 넓어져 먹기, 말하기, 숨쉬기 등 필수적인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고, 암을 완전히 없애는 근치적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 확률이 높고 5년 이상 생존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두경부암이 의심되면 시진, 촉진, 타진, 청진 등으로 이상 유무를 판단한다. 또 코와 입을 통한 내시경으로 의심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CT·MRI·PET-CT 등 영상의학, 핵의학 검사와 세침 흡인 검사, 조직 검사 등을 통해 확진한다. 특히 세침 흡인 검사는 얇은 바늘로 병변의 세포를 소량만 채취해 진행하는 비교적 안전한 검사로 암 감별 정확도는 90% 이상이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수술로 종양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먹고 말하고 호흡하는 기관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암의 제거는 물론 기능의 보존과 재건 수술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권 교수는 “두경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목 부위는 매우 좁고 중요한 혈관과 신경들이 지나는 통로여서 굉장히 섬세한 수술이 필요하고 절제 범위를 결정할 때도 의사의 전문성이 요구된다"면서 "예를 들어 혀에 암이 생겼을 때 병변을 넓게 절제하면 재발률은 낮아지지만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전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발율도 낮출 수 있다.그러나 암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면 수술 과정에서 상당한 조직 결손이 발생할 수 있어 재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가령 후두암으로 인해 후두를 절제한 경우 인공성대를 삽입해야 하고, 하인두암으로 인해 인두를 제거하면 피부를 절개해 인두 형태를 만든 후 이식하는 재건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재건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는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지만 수술 후 삼킴 장애, 발성 장애, 조음 장애 등을 극복하기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두경부암은 수술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삼가고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남녀 모두 젊은 나이인 12~26세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면 구인두암 혹은 구강암의 발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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