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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들 '조류충돌'만으론 설명 안 된다는데…[남은 의문점은]③

등록 2024.12.31 06:00:00수정 2024.12.31 09: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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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기어뿐 아니라 플랩·스포일러 등

여러 단계의 제동장치 모두 불능 의문

국토부, 사고 기종 B737-800 전수점검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4.12.30. mangusta@newsis.com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4.12.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원인 파악을 위해 당국이 발빠르게 조사에 착수했다.

31일 현재까지 항공 당국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조종사가 사고 4분 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냈고, 복행(고 어라운드·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을 했으며, 동체착륙을 하다 제때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 외벽에 충돌 후 폭발했다는 것이다.

조류 충돌이 기체 이상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랜딩기어 등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짧은 활주로와 동체착륙 지점의 위치, 활주로 끝에 위치한 콘크리트 방위각 구조물 등이 사고 규모에 영향을 미친 복합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원인을 특정하기엔 이르지만, 랜딩기어뿐 아니라 다른 주요 제동장치들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고 당시 양쪽 엔진에 심각한 손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 속 사고기는 착륙이나 이륙 시 날개의 양력을 증가시키고 항공기를 감속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치인 플랩(flap)을 펴지 않아 통상보다 빠른 속도로 최초 육상에 접지됐고, 접지된 이후에는 스포일러(spoiler)가 펴지지 않아 마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주어진 거리 내에서 제동에 실패했다.

국내외 전문가들 '조류충돌'만으론 설명 안 된다는데…[남은 의문점은]③


 

플랩과 스포일러 두 가지 주요 제동장치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압계 이상이나 전원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전문가 일각에서는 기체 결함이나 정비 불량 등의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을 조심스럽게 펼친다. 조류 충돌이라고 해도 다른 엔진과 여러 단계의 제동장치가 한꺼번에 작동하지 않은 점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소대섭 한서대 항공정책센터장은 "사고 수습 내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항공기가 착륙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랜딩기어가 내려와야 한다"면서 "사고 영상에서 볼 때 착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고 랜딩기어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더 확인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KBS를 통해 “랜딩기어 작동은 조류 충돌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유압시스템에 의한 결함이 가장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토부는 사고 기종인 B737-800에 대해 전수 특별점검과 사고기를 운용한 제주항공에 대해 강도 높은 안전 점검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항공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토부가 블랙박스 및 항공일지를 수거했지만, 일부가 손상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로 보내 조사를 맡길 예정이다.

조사 당국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항공기 참사인 점을 고려해 최대한 기한을 단축하도록 미국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또 항공기 결함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엔진 제작사 등의 참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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