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연된 소방출동…관제탑 교신기록에 쏠리는 눈[남은 의문점은]①

등록 2024.12.31 06:00:00수정 2024.12.31 08:44:3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블랙박스 분석, 최소 6개월 최장 3년 소요

복행 과정에서 관제탑-항공기 교신 불능도

관제사 면담 및 관제기록 확보…공개 미정

[서울=뉴시스] 국토교통부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기체가 활주로의 3분의 1 지점에 착지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항공기는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29일 오전 8시54분 착륙허가를 받고, 8시57분 새 떼를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후 2분이 더 지난 8시59분에 기장은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를 선언했고 9시3분 항공기가 외벽을 충돌하며 사고가 발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토교통부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기체가 활주로의 3분의 1 지점에 착지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항공기는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29일 오전 8시54분 착륙허가를 받고, 8시57분 새 떼를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후 2분이 더 지난 8시59분에 기장은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를 선언했고 9시3분 항공기가 외벽을 충돌하며 사고가 발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제주항공 7C2166편) 충돌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최소 6개월, 길게는 3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제탑과 사고 항공기 간 교신기록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히 사고 전 항공기와 관제탑의 소통이 일부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 선언 후 관제탑의 소방출동 요청이 3분여 지연된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는지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29일 오전 관제탑에는 2명의 관제사가 근무 중이었다. 관제사는 8시54분께 사고 항공기에 활주로 01 방향으로 착륙허가를 내렸으며 3분 뒤인 8시57분 '조류활동 주의'를 조언했다. 2분 뒤인 8시59분 조종사는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3번 선언하고 조류충돌 사실과 복행을 통보했다.

항공기가 복행 후 재접근을 시도하자 관제사는 9시1분 활주로 19 방향으로 착륙허가를 내렸으며 공항소방대 출동 요청 벨을 누른 것은 그 뒤인 9시2분34초였다. 공항소방대는 출동 요청을 받고 21초 뒤인 9시2분55초에 소방차 3대를 출동시켰다.

조종사는 관제탑 지시에 따라 사전준비를 기다리는 대신 9시2분께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며 1분 활주로 끝에 이탈해 콘크리트 시설물에 충돌, 폭발했다.

'메이데이'는 조종사가 위험징후가 상당히 커 충분히 이런 부분들에 대처가 필요하다고 할 때 외치는 구호로, 관제사는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요청하면 즉시 공항 전담 소방대와 구급대를 대기시켜야 한다. 비상 상황의 항공기가 착륙하지 않고 상공에서 관제탑 지시를 기다리는 동안 소방대가 미리 가서 대기를 했다가 즉시 화재를 줄일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상공에서의 대기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시간이 부족했고 랜딩기어조차 작동하지 못한 채 급박하게 활주로 착지가 이뤄지면서 소방대가 사고 방지에 기여할 수 없게 됐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날 YTN 인터뷰를 통해 "(소방출동 요청이) 늦었다고 보기보다는 처음에 메이데이 요청이 왔고 메이데이 요청에 따라 활주로 방향을 변경하고 랜딩이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출동 요청)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준비는 불가능했고 시간적으로는 이 비행기에 대한 관제나 또 이런 부분들이 훨씬 더 중요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해석을 경계했다.

항공기가 복행하는 과정에서 관제탑과 항공기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복행하는 과정에서 기장과 관제사 사이에 지시하고 유도하는 교신이 어느 순간 단절돼 랜딩기어나 엔진 불능 상황이 있었는지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전날 관제사 면담을 마쳤으며 관제기록을 확보한 상태다. 블랙박스 분석까지 종합해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할 방침이다. 비행기록장치(FDR)는 외형이 일부 분리된 채 수거돼 데이터 추출이 가능한지 파악 중이다.

국토부는 관제사 면담 내용을 사고조사위 최종 보고서 작성 전에 공개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현재는 다 추정이며 어떤 내용을 교신했는지, 당시 주변상황과 관제사의 판단 등 여러 정황은 묶어서 규명을 해야 한다"며 "부분적 사실들이 알려지면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확인 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생존자는 남녀 승무원 2명으로 기체 꼬리칸에서 발견돼 구조됐으며 현재 이대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각각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사고기 제조사인 보잉사 관계자가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엔진제작사 CFMI는 참여 여부를 협의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