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충당금 폭탄' 산은·수은, 작년 5.1조 적자
대우조선 등 구조조정 투입 자금에서 대규모 충당금 적립
수은 BIS 비율 10.7%로 떨어져…자본확충 불가피할 전망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동시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구조조정에 투입한 자금에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두 국책은행의 적자 규모는 5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해 3조64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 4조9000억원의 적자 이후 최대 규모다.
산은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1조895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졌고 규모는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산은이 대규모 적자를 본 가장 큰 이유는 대우조선 부실에 따른 충담금 적립액이 불어난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해 상반기말 대우조선 여신의 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 조정하며 추가로 충당금을 쌓았다.
여기에 대우조선 추가 자본확충, 보유주식 6000만주 무상소각 등으로 손실이 커졌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주식 매각과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작년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14.86%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평상시 축적해 둔 이익이 있기 때문에 정부 재정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은은 지난해 1조4697억원의 적자를 봤다. 수은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창립 40년 만에 처음이다.
수은 역시 대우조선 지원에 따른 피해가 컸다.
지난해말 기준 대우조선에 대한 수은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10조2000억원으로 전체 18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장 큰 셈이다.
당초 수은은 지난해말 기준 BIS비율을 11.15%로 책정했는데 최근 더욱 보수적으로 충담금을 쌓으며 이 비율을 10.70%로 0.45%포인트 낮췄다.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옴에 따라 수은의 자본확충은 불가피해 보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앞서 "수은은 1조2000억원 정도의 자본확충이 필요하고 정부나 산은이 이를 조달해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본확충펀드는 쓰지 않고 수은의 건전성을 상승시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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