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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정부 고용안정대책 단기처방…'해고 금지' 명시해야"

등록 2020.04.22 20: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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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취약계층 대비 10% 불과…보완 필요"

40조 기간산업 자금지원에 "해고금지' 전제해야"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남기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2020.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남기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2020.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정부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충격을 막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특별대책과 40조원 규모의 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동계는재정지원 전제로 '해고 금지'를 명시하지 않은 점을 두고 비정규직 해고에 악용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2일 논평을 내고 "정부가 일자리를 위기의 핵심으로 본다면, 고용유지 기업을 최대 지원한다는 모호한 지침이 아닌 모든 기업 지원에 대해 '해고 금지'와 '총고용 보장' 전제로 지원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안정 특별대책은 해고를 막고 고용안전망 밖에 있는 취약노동자 등 286만명에 10조원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급증하는 실업자를 위한 구직급여 확대, 취업난을 겪는 청년을 위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도 포함됐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겪는 항공지상조업과 면세점업, 전시·국제회의업, 공항버스 등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시켰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특수고용노동자, 영세사업자 등 93만명에 3개월간 50만원씩 지급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에 대해 "단기 처방일 뿐"이라며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몰린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라"며 보완을 주문했다.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인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노동자 고용보험 적용과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가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마찬가지로 "고용보험 대상에서 제외된 취약계층 지원 예산을 늘린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고용보험 미가입 취약계층이 1000만명인 것에 비하면 93만명은 10%도 안돼 실효적인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고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등을 위한 법제도를 정비해 '한시적 실업대책 기금'을 지급하고, 간접고용자에게 원청의 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추가해야 한다"며 "정부 대책에 소외되는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에 대한 번위와 대상을 넓히고 촘촘히 구체화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고용안정 특별대책 외에도 기간산업 안정기금 40조원 투입계획도 발표했다.

정부는 기금 지원 전제로 고용유지를 유인하기 위한 요건은 내걸었다. "일정기간 일정비율 이상의 고용총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고, 그 방식도 기업의 고용총량 변동 상황, 변동했을 경우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을 점검하는 식이다. 양대 노총은 소극적인 수준이라고 평하고 있다.

단적으로 '해고금지법' 입법이나 재정지원 요건에 노동자 전원에 대한 고용 유지 조건은 빠진 셈이다. 고용 유지 전제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노동계가 줄곧 고수해 온 사안이다.

싱가포르는 해고금지법을 제정했고 이탈리아는 위기 기간 해고를 중단하도록 한 조치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은  24일 고용 수준의 90% 이상을 오는 9월30일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를 내걸고 독일은 일자리 목표를 설정하라는 조건으로 경제안정화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코로나19로 중소·영세 사업장, 취약계층 노동자부터 구조조정과 해고가 강행되는 고용한파를 감안하면 안이한 대책"이라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천문학적 금융 지원으로 기업은 고용유지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기업의 생존과 해고는 전혀 무관하다"고 질타했다.

민주노총도 "일자리 유지 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과 해고를 금지하고 이를 전제로 지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며 "고용총량 유지내용에 비정규직 고용유지가 포함되는 것을 명백히 명시하지 않은 것, 불가피한 사유를 통해 고용유지에 예외를 열어놓은 점은 비정규직 해고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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