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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금개혁 논의 초반부터 난항…내용 이견뿐 아니라 연금개혁특위 구성조차 신경전

등록 2024.09.06 05:00:00수정 2024.09.06 06: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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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논의 기구 이견…여 특위 구성, 야 상임위

특위는 여야 동수 구성, 상임위는 야당 수적 우위

국힘, 정부안 연내 처리 요구…"완벽하진 않지만 개혁 목표 달성"

민주, 자체안 마련 예정…"더 내고 덜 받는 정부안 안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9%에서 13%로 인상하고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을 59세에서 64세로 늘리는 방안 등이 담긴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개혁안을 단일안으로 내놓은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정부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져 내년 시행되면 보험료율은 27년 만에 인상되며, 명목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하향 조정을 멈춘다. 사진은 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4.09.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9%에서 13%로 인상하고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을 59세에서 64세로 늘리는 방안 등이 담긴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개혁안을 단일안으로 내놓은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정부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져 내년 시행되면 보험료율은 27년 만에 인상되며, 명목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하향 조정을 멈춘다. 사진은 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4.09.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한은진 정금민 신재현 기자 = 여야의 연금개혁 논의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는 연금개혁안을 어디서 어떻게 논의할지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자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위원회 등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논의 주도권 다툼 성격이 담겨있다.

여야가 논의 기구에 합의하더라도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2%'를 골자로 한 정부안에 대한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 안에 정부안을 처리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모두의 연금액을 감소시키고, 모두의 노후소득 보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연금개혁특위 구성과 정기국회내 정부안 처리를 요구했다. 통상 여야 동수로 꾸려지는 특위 보다는 의석 분포상 야당이 다수인 상임위가 연금개혁 논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쉬워 민주당이 연금개혁특위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1대 국회 연금특위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6명, 비교섭단체 1명을 합쳐 13명으로 구성됐고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았다.

한동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가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정기국회 연금개혁특위에 모수개혁부터 확실히 논의를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안에 대해 "연금개혁이라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을 낼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4.09.0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4.09.05. [email protected]


추경호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다. 당장 국회 연금개혁특위부터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해서 올해 안에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자"며 "연금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연금특위 위원들도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개혁의 진의는 들여다보지 않고 '정부안 흠집잡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민주당의 현주소가 너무나 안타깝다"며 "민주당은 흠집내기만 하지 말고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여야정 협의체를 하루빨리 출범시키고 여야가 함께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연금개혁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청년세대의 어려움도 감안하는 등 '노후소득의 보장'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그리고 '노인빈곤 해소'라는 연금개혁의 3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40%에서 42%로 높이기로 했다. 보험료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가파르게 인상되도록 세대별로 차등을 뒀고, 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입자 수 등과 연계해 연금 수급액을 자동으로 삭감할 수 있는 '자동조정장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논의 창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우리는 연금특위를 만들자고 하고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논의하자고 한다"며 "우리는 연금개혁만큼은 여야가 동수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장 국민의힘의 연금특위 구성 제안을 거절했다. 정부안 내용을 두고도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정부안은 보장성 강화 보다는 재정 안정화에 치중하고 있어 국민 부담과 희생을 키울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막바지에 여야가 의견 접근을 이뤘던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기준으로 자체 연금개혁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0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05. [email protected]


또 민주당은 자동조정장치를 연금 삭감을 위한 꼼수라고 의심하고 있다. 자동조정장치 도입시 2030년 신규 수급자는 생애총급여의 16.8%가 삭감된다는 국민연금연구원 연구 결과가 근거다. 아울러 '세대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는 청년과 중장년세대 갈라치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안에 대해 "지난 국회 연금개혁 공론화 결과인 '더 내고 더 받자'라고 하는 국민적 합의를 역행했다. 동의할 수 없다"며 "세대는 갈라치고, 노후보장은 깎아내린 정부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같은날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21대) 국회 연금특위가 어렵게 협의한 안을 거의 짓밟는 수준의 정부안을 내놓고 그걸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위를 만들자는 것은 저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잡해 보이지만 명확한 것은 '연금 보험료는 올리고, 연금 수급액은 깎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연금조차 국민께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튼튼한 국민연금'을 위해 국가 책임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답을 가져오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안을 철저히 분석하고 검증하겠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연금 논의 기구에 대해 "정부가 안을 가져오면 그 안에 일치하는 가장 정확하게 논의하는 구조를 짜겠다고 했다"며 "복지위 산하에서 논의하는 걸 고집한다는 그런 말은 드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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